[HOT이슈분석]개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 입력 2000년 8월 7일 11시 33분


개각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새 경제팀이 어떤 경제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증시에는 호재, 채권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은 금융시장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그룹문제 해결과 공적자금추가조성문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헌재 전재경부장관이 IMF사태를 수습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이 장관이 추진해온 개혁방식의 부작용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잦은 말바꾸기로 정부 경제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잃어왔다.

새 경제팀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역점을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공적자금추가조성 등의 문제를 국회의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정공법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장관은 공적자금이 64조원으로 충분하다고 밝혀온 장본인이니 만큼 공적자금 추가조성이 내키지 않았을 수 있지만 새경제팀은 이런 발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데다 꼬인 금융시장을 풀 수는 방법은 정공법 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경제팀 교체는 현대문제를 푸는데도 도움이 되면 됐지 해결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개각설이 나오면서 기존 경제팀의 요구를 외면한채 시간벌기에 치중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정몽헌 회장이 귀국을 늦추고 있는 것도 기존 경제팀보다는 새경제팀과 '거래'를 통해 풀어보겠다는 계산이 깔렸기 때문이라는 추측을 해봄직하다.

현대가 기존 경제팀을 외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정부 고위관리가 현대처리에 대한 발언강도를 부쩍 높여 시장에 필요이상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분석도 시장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아무튼 현대는 새경제팀과는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갈 가능성이 높다는게 금융계의 기대 섞인 관측이다.

채권시장의 경우에는 개각을 호재보다는 다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른바 '이헌재 프리미엄'이 빠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새 경제팀도 가장 큰 현안인 기업-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리하향안정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헌재 전장관 만큼 저금리를 강조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전장관은 경제패러다임 변화로 저물가-저금리가 가능하다고 보는 신경제론의 신봉론자로 채권시장은 받아들여왔다. 따라서 이 장관의 말 한 마디만으로도 시장금리가 하락해온게 사실.

시장일각에서는 이헌재 프리미엄이 많게는 0.5%포인트정도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새 재경부장관으로 임명된 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은 안정속의 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다. 기존 경제정책의 틀을 유지하면서 안정과 개혁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할 것이란 관측이다.

진 장관은 구경제기획원 출신이지만 구재무부에서도 몸담은 적이 있다. 또 김대중 정부 출범초기부터 기획예산을 맡아 개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기존의 개혁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개혁피로감을 치유하는데 역점을 둘 것으로 분석이 많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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