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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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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언 킹’의 심바 역을 맡게 될 크리스토퍼 잭슨은 브로드웨이에 있는 뉴 암스테르담 극장의 관객석 위에서 약 8m 길이의 줄에 매달려 이리 저리 흔들면서 뮤지컬의 막을 여는 노래를 우렁차게 부른다.
한편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마틴 벡 극장에서는 ‘키스해줘요, 케이트’라는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마이클 베레시가 유연한 동작으로 3층 높이의 발코니를 기어올라가 상대역 여배우에게 구애를 한다.
이 두 사람은 요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예전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려운 안무들이 사용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키스해줘요, 케이트’의 안무가인 캐슬린 마셜은 “요즘 안무는 운동이나 에어로빅과 아주 비슷하다”고 말한다. 마셜은 베레시가 운동선수와 다이버로 활동한 적이 있음을 알고 그 발코니 장면을 고안해냈다.
브로드웨이의 안무가 이처럼 더 빠르고 어려운 동작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이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셜은 “요즘 운동선수들이 30년 전보다 더 빨리, 더 높이 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용수도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무용에 새로운 차원의 활동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연중인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를 제작한 매니 클래디티스는 안무가 격렬해지는 원인을 무용이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데서 찾는다. 그는 “무용과 운동은 사람들이 직접 운동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신체적 에너지와 성적인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로드웨이에서 격렬한 동작은 무용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최근 재공연된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는 산을 오르는 장면과 싸움 장면 등이 더욱 격렬하게 연출됐다. 이 작품에서 예수의 12사도 중 한 사람과 헤롯왕의 딸이라는 두 역을 맡은 라나 고든은 “사람들은 액션을 보고싶어 한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무대의 이러한 새로운 추세는 배우들에게 전통적인 발성 훈련과 무용연습 외에 더 많은 훈련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매주 여덟 번씩 상당히 강도 높은 에어로빅 운동을 하고 있다. 또 근력강화 운동 스트레칭 요가는 물론 심지어 명상까지도 배우들의 훈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브로드웨이 작품의 무용을 바탕으로 한 에어로빅 클래스가 전국의 헬스클럽에서 선을 보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때 헬스클럽의 트레이너였던 잭슨은 “몸을 최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곧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마치 운동선수처럼 무대에서 연기를 하기 때문에 운동선수처럼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health/080100hth―fitness―chereograph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