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삼성전자 매도 릴레이 끝났나…31만원대 회복

  • 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46분


최근 하락폭이 컸던 삼성전자주식가의 반전 열쇠는 역시 외국인들이 쥐고 있었다. 28만원대까지 폭락한 삼성전자 주가는 1일 외국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31만원대를 회복하는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14∼28일까지 삼성전자를 총 213만주 순매도했으며 이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5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외국인지분도 57%대에서 55%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1일 삼성전자에 대해 17만주 가량 순매수로 돌아서 ‘매도 릴레이’가 끝난게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반도체동향에 민감〓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대량매도가 미국증시의 반도체업종 급락에서 출발한 것처럼 순매수 반전의 모멘텀도 미국증시의 반도체관련 업체의 반등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3.8%나 상승하는 보기드문 강세를 기록했으며,삼성전자의 시세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도 3.3% 반등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장중에 해외매각설이 유포된 현대전자를 무려 207만주 가량 순매수하면서 ‘반도체 D램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매수공세를 펼쳤다.

대우증권 전병서부장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는 반도체 경기과열을 우려한 때문이라기 보다는 현대사태로 시장리스크가 증대된데 따른 비중 축소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주가동향은?〓그렇다면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릴레이는 정말 끝난 것인가. 물론 ‘확답하기 어렵다’는게 애널리스트들의 솔직한 의견이다. 삼성전자 매도공세를 촉발한 원인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는 7월초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경기정점’을 주장하는 리포트가 잇따라 발표되고 이 여파로 미국 반도체업체 주가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일각에선 헷지펀드 등 투기적인 세력이 국내 수급불균형을 이용한 파생상품거래를 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주식을 팔 수 있는 ‘풋옵션’계약을 매수하고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계약을 매도한 상태에서 삼성전자 현물주식을 내다팔아 주가급락에 따른 이익을 챙겼다는 것.

E*미래에셋증권 박만순이사는 “삼성전자 주가급락은 실적호전 등 호재성 재료가 모두 반영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상승모멘텀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투기세력의 파생상품거래는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이사는 따라서 글로벌펀드의 대규모 자금유입이나 반도체 D램 가격의 전고점(9달러대) 돌파 등 획기적인 상승동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삼성전자는 33만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우증권 전부장은 “삼성전자의 현재 가격대는 과매도국면으로 28∼32만원대에서 매수한 외국인 입장에서도 삼성전자 주가하락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반도체경기 논쟁이 시들해지고 있는만큼 상승쪽에 비중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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