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방송 TIP-립싱크(lipsync)

  • 입력 2000년 7월 31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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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싱크(lipsync)▽

방송, 특히 가요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이 미리 녹음한 노래에 입을 맞추는 '립싱크'는 예나 지금이나 뜨거운 문제. 최근에는 댄스 가수는 물론 발라드 가수까지 립싱크를 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찬반 격론이 뜨겁다. 립싱크에 대해 네티즌들은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그럴만 하다'와 '가수의 본분을 잊은 행동'이라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린다.

'립 싱크’는 원래‘립 싱크로나이즈(Lip Synchronize)’의 줄임말이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출연자가 자신의 음성과 영상의 입놀림이 완전하게 맞는 모습을 가리키는 용어로 원래는 성우들의 더빙에 쓰이던 용어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하던 립싱크가 가요 쪽에서 사용되게 된 데는 50년대 인기 프로그램인 미국 ABC 방송의 <아메리칸 밴드스탠드>(사진)의 영향이 크다. '영원한 틴에이저'로 불리는 명 MC 딕 클라크가 진행을 맡았던 <아메리칸 밴드스탠드>는 무려 30년 가까이 방송을 한 미국 방송사에 손꼽는 가요 프로그램.

오빠부대, 백 댄서 등을 방송에 처음 도입했던 이 프로그램은 당시 음반녹음에 비해 열악했던 스튜디오의 오디오를 극복하고자 립싱크를 도입했다.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립싱크를 한 가수는 57년 '다이애나'로 인기순위 1위에 올랐던 폴 앵카. 당시는 지금처럼 AR(AUDIO RECORD) 테이프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가수가 취입한 음반 자체를 직접 틀었다.

덕분에 바늘이 튈 경우에는 가수가 곤욕을 치렀는데, 폴 앵카 역시 '다이애나'의 후렴구에서 바늘이 튀는 통에 생방송에서 "오-"란 부분을 10여 차례 반복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고.

하지만 지금 립싱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과는 달리, 당시 50년대 방송에서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당연히 하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여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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