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목동4단지 교통체증 심각 "퇴근길 2Km 30분 걸려"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4단지에 사는 이조영씨(40·회사원)는 요즘 퇴근길이 너무 막혀 일부러 직장 동료들과 술 한잔하다 밤늦게 귀가할 때가 많다.

회사 일로 출장이 잦아 승용차를 몰고 다녀야 하는 이씨는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목동 중심상가 지역에서만 30분 가량 지체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퇴근시간대에 당산역 방향이나 서부간선도로에서 목동으로 향하는 양평교에 들어서면 항상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양평교에서 이씨의 집까지는 불과 2㎞ 남짓한 거리. 차량이 밀리지 않으면 2, 3분만에 갈 수 있지만 퇴근 시간대에는 30분이나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의 피로가 갑절로 늘어난다.

그는 이 체증구간을 피해 보려고 오목교 쪽이나 경인고속도로 쪽으로 돌아서 집으로 가보기도 했다. 그러나 중심상가지대 외통길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4단지 주변 도로에서 차량이 붐비기 때문에 결국 시간을 단축할 수 없었다. 이씨는 “목동 중심상가 내 파리공원을 중심으로 대형 상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올 초부터 중소기업백화점인 행복한 세상∼이대목동병원∼양천우체국 간 2㎞ 구간이 상습 체증지역으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신시가지 내 1∼14단지에 입주한 2만6000여가구 10만여명의 소비생활공간인 목동 중심축 상업지역은 172필지 12만여평 규모. 이 중 300∼500평의 소형 30필지(17%)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고 64필지(37%)에는 상가건물이 이미 들어섰다. 나머지 78필지(46%)에는 지상 69층의 현대 ‘하이페리온’ 초고층빌딩을 포함해 백화점 2곳, 23∼39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6곳 등 대형 건물이 2, 3년 내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위축됐던 건설경기가 되살아나면서 1, 2년 동안 중단됐던 공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5곳에서 764가구가 입주를 완료했거나 입주 중이며 앞으로 6곳에서 1000여가구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다.

호텔 백화점 주상복합건물 등이 속속 들어서게 되면 이 지역에서의 교통유발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S자형으로 배치된 중심상가지대에는 총 길이 4㎞의 편도 4차로 순환도로가 일방 통행로로 설치돼 있다. 8∼14단지 쪽 도로는 주변 상가지역의 개발이 늦어져 상대적으로 교통혼잡이 덜하지만 파리공원 주변 1∼7단지로 통하는 도로는 이미 과포화 상태다.

8∼14단지 쪽도 내년 7월경 경기 부천시 작동∼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 간 4∼6차로가 개통되면 인천 부천지역의 차량이 밀려들어 교통량이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천구 관계자는 “중심상업지역의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성산대교로 바로 연결되는 도로가 신설돼야 하고 안양천 변에 건설될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로 차량을 분산시킬 도로망이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은 방안을 서울시에 여러 차례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