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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27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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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혜진(김규리)을 찾아온 친구 선애(최정윤)는 이미 죽은 경아(하지원)가 자꾸 나타난다며 “우린 다 죽게 될 것”이라고 벌벌 떤다. 혜진은 그 말을 믿지 않지만 대학시절 같은 서클 회원이었던 세훈(정준), 현준(유지태)이 차례로 처참하게 살해된 모습으로 발견된다. 살해 방법이 잔혹하지만 ‘가위’는 무섭다기보다 관객을 놀래키는 영화다. 화면을 쓰윽 지나가는 귀신 실루엣과 함께 날카롭게 찢어지듯 터져나오는 음악은 어김없이 객석의 비명소리를 불러온다.
젊은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살해된다는 설정은 10대를 겨냥한 할리우드 공포영화에서 한참 쓰인 철지난 수법. 그러나 ‘가위’의 문제는 그런 진부함보다 너무 허술한 구성에 있다.
경아는 어릴 때부터 끔찍한 일을 저지른 귀신들린 애였다. 혜진의 아버지의 죽음도 경아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만 봐서는 경아를 사로잡은 악령의 정체, 왜 혜진의 아버지를 해치게 됐는지 등 영화에 공감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이유들을 전혀 알 수 없다. 몇몇 연기자들의 과장 심한 연기는 이 영화의 요령부득과 함께 관객의 짜증을 부채질할 듯. 29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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