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4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일본 NEC의 북미연구소(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 소재) 왕리준 박사팀은 최근의 실험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빛의 속도보다 310배나 빠른 레이저 광선 펄스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자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잡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세슘가스를 채운 길이 6㎝의 유리관에 레이저 광선을 통과시키자 광선의 일부가 세슘관에 들어가기도 전에 광선의 또다른 일부가 세슘관을 지나 밖으로 빠져나왔다. 시간을 계산한 결과 레이저 광선 펄스의 속도는 진공관에서 빛이 통과하는 속도보다 62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1초)가 빨랐다. 펄스는 직진하는 광선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빛 입자 파장처럼 움직인다.
과학자들은 이 원리를 이용해 빛의 속도를 넘는 속도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면 정보통신분야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응용할 수 있으려면 10∼20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미래형 초고속통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 연구를 추진해왔다.
이 실험이 성공함에 따라 ‘어떤 물질도 진공상태의 광속보다 빨리 이동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왕박사 연구팀은 “상대성이론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대성이론은 질량을 가진 물질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질량이 없는 빛을 특수한 조건에서 통상적인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이론은 상대성 이론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