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 Diary]그들만의 콘서트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38분


뉴욕시내로 가는 기차를 탔을 때였다. 뒤쪽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자꾸 뒤를 돌아봤다. “뭐가 대수로운 일이라고 자꾸 쳐다보는 거야. 지하철에서 노래하는 것도 본 적이 없나”하고 나는 생각했다. 조금 있자 다른 승객들까지 뒤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슬슬 궁금증이 발동해 나도 뒤를 돌아봤다.

카우보이모자에 가죽바지를 입은 한 남자가 플라스틱 막대기에 꽂힌 말머리 인형을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담요를 뒤집어쓴 다른 사람은 말 몸통이 되어 막대기를 붙잡고 있었다. 다음 역에서 내린 그들은 플랫폼에서 ‘그들만의 콘서트’를 계속했다.

<정리〓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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