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칼럼]나종민/N세대 걱정일랑 붙들어 매세요

  • 입력 2000년 7월 16일 19시 13분


‘학교도 안가고 인터넷 게임에 중독.’

‘가장 즐겨 찾는 검색어는 섹스….’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나타난 새로운 사회 병폐에 대한 논란이 무성하다.

사실 요즘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왕따’보다 ‘인터넷’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대학연구소에 ‘온라인 문화에 대한 N세대와 학부모의 인식차’에 관한 조사(수도권 남녀 중고생 1122명과 학부모 209명)를 의뢰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부모는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목적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청소년은 그냥 놀이와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했다.

이런 인식 차이는 음란물이나 성인사이트 접속에서도 나타난다. 청소년은 심심하고 무료하니까 인터넷에 접속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성인사이트에 접속하게 되며 접속됐을 경우에도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대답했다. 반면 부모는 자녀가 구체적인 목적을 지니고 성인사이트에 접속하며 유해한 것에 현혹될까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 결과에서 필자는 인터넷이 N세대에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정착됐다는 생각을 굳혔다. 우리 기성세대가 어렸을 때 동네 어귀를 뛰어다니고 놀면서 해서는 안될 일과 좋은 일을 몸으로 체득했던 것처럼 N세대에 인터넷은 뛰어놀고 학습하며 정보를 얻는 마당 같은 존재다.

N세대는 구세대가 친구와 밖에서 뛰어놀던 것을 인터넷 게임으로 대신하며 모여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듯 채팅을 즐긴다. 한창 성에 호기심이 생기는 까까머리 시절 구세대가 수업시간에 몰래 성인 잡지를 읽었던 반면 N세대는 인터넷 그림파일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양자는 별로 다른 점이 없다.

지금 N세대에 필요한 것은 이미 공기처럼 익숙해진 인터넷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양지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스스로를 지켜갈 수 있는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이다. 어느 시대이든 어른의 몫이었던 이 역할이 인터넷 시대의 N세대와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인 셈이다.

나종민(하늘사랑 사장)najm@sk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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