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개입과 매물간 공방전...달러 1,112.90 마감

  • 입력 2000년 7월 14일 17시 03분


환율추가하락을 막기 위한 당국의 개입및 공기업매수세와 싱가폴투자청의 직접투자자금 및 외국인주식순매수분 등 공급물량간에 공방전이 펼쳐졌다.

1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종가와 같은 1,111.90에 개장한뒤 전일의 급락세를 이어가며 9시32분 1,110.20으로 하락했다. 이후 'SK텔레콤 지분매각자금을 장외에서 흡수해 환율하락을 막아내겠다'는 재경부의 구두개입과 18일 1조원규모의 외평채 발행으로 개입여력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추격매도세가 약화됐다.

1,110원선 붕괴시도가 무산된 상태에서 국책은행을 통한 달러매수개입이 단행되고 공기업 매수세가 유입되자 은행권의 숏커버가 동반되며 1시50분 1,113.70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싱가폴투자청의 파이낸스빌딩 매입자금이 유입되고 환율추가하락을 우려하는 업체네고물량이 나오기 시작하자 1,112.00으로 반락한뒤 1,112.90에 거래를 마쳤다.

딜러들은 외환당국이 원화절상을 방어하기 위한 총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SK텔레콤 매각자금이 8조원(약70억달러)에 달할 경우 상당폭의 환율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SK계열사가 아무리 외화대출 및 현지금융을 상환하고 당국이 장외에서 물량을 흡수한다고 해도 70억달러는 너무나도 큰 금액"이라면서 "이외에도 외자유치분이 숱하게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1,100원선 붕괴는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동남아통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향후 수급이 일방적인 공급우위이기 때문에 환율방향이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개입에 따른 통화방출 부담을 얼마나 최소화하면서 환율하락폭을 줄일수 있느냐가 당국이 풀어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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