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7월 7일 18시 5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정부와 금융산업노조는 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노사정위원회 중재 아래 첫 비공개 노정(勞政)협상을 갖고 대화를 시도했으나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산업노조는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특별법 제정 △은행의 종금사지원 등 관치금융으로 발생한 은행의 손실 책임을 정부가 부담할 것 △은행의 강제합병 반대와 지주회사 도입 일단 유보 등을 요구했다. 또 시장에서 불가피한 이유로 정부 주도의 정책이 이루어질 경우 이를 문서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지주회사를 만들더라도 노조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뒤 그 틀에서 지주회사를 만들 것 등을 주장했다.
정부측은 관치금융은 없었다는 논리로 해명했으며 금융지주회사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강제통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장 논리에 따른 금융구조개혁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협상에 대한 정부측과 노조측의 평가도 엇갈렸다. 정부측은 회담 후 긍정적이었다고 밝힌 반면 노조측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 것.
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은 “양측이 서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9일 은행회관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위원장은 “정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같은 얘기만 반복하다 헤어졌다”며 “정부가 관치금융철폐 자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대화가 겉돌았다”고 말했다.
김영재(金暎才)금감위대변인은 “오늘은 서로 얘기를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충분한 얘기를 나눴다”며 “9일 협상에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쪽에서 이헌재재경부장관 이용근금융감독위원장 이종구재경부금융정책국장 이우철금감위기획행정실장, 금융노조 쪽에서 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 윤태수조흥은행노조위원장 김양진한빛은행노조위원장 김정태기업은행노조위원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
<김승련·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