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닥터] 간접투자는 자기책임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30분


지난달말 간접 투자상품 사상 처음으로 투신(운용)사가 하는 펀드의 부실규모가 모두 공개됐다. 투자신탁협회가 홈페이지(www.kitca.or.kr)를 통해 100억원 이상 펀드를 대상으로 회사별로 또 펀드별로 편입한 채권의 신용등급 분포를 공시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기회에 자기가 가입한 펀드가 얼마나 건전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가입돼 있는 펀드의 채권 신용등급 분포를 살펴보고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비중이 높다면 이를 경계해야 한다. 부실채권이나 준부도채권에서 부실을 털지 않고 남아있는 미상각 잔액이 많거나 상각한 이후에는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경우는 투자상태가 불량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투자상품중에서 펀드의 생명은 그야말로 투명성에 있지만 그동안 간접투자자들은 펀드의 내용을 살펴보는 데 큰 어려움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비록 이번 조치로 펀드 부실여부가 밝혀져 간접투자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런 공시가 이번 한번 만의 행사로 끝날 예정이어서 아주 아쉽다. 이번 부실공개를 통해 투자자들은 간접투자의 기본인 실적배당 원칙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먼저 이달부터 시행되는 채권시가평가제도로 인해 간접상품은 자기 책임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제 그 누구도 또 어떤 상품에서도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은행도 내년부터는 2000만원까지만 예금보장이 가능하다. 때문에 펀드에 들때도 요모조모 따져보고 신중히 선택해야 하고 가입한 후에도 엄격하게 감시해야 한다. 자기 돈이 왔다갔다하는 대목이다.

새로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로 투신사 부실채권에 대한 보유비중을 눈여겨보고 투자펀드를 골라야 한다. 만약 본인이 직접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펀드를 판매하는 직원에게 충분한 설명과 자료를 요청하면 된다. 이 때 한 영업점을 찾기보다는 여러 영업점을 방문해 얻은 자료를 비교해 보면 훨씬 효과적이다.

펀드를 가입할 때 통상 펀드가입금의 1∼3%의 비용을 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펀드 판매회사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간접상품 투자자들은 충분한 자료와 설명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아울러 건전성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으며 투기적인 채권에 투자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나치게 수익률만을 위주로 펀드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우재룡<한국펀드평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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