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하반기 증시 공급물량 어떻게 되나?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증시에서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법칙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아무리 호재가 많다고 하더라도 주식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맞지 않으면 주가는 오르기 어렵다. 상반기에는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한 대기업 유상증자 물량과 코스닥기업 유무상증자 물량이 쏟아져나와 상반기내내 증시를 억눌러왔다.

하반기 증시 공급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기업 민영화 및 코스닥 신규등록물량이 상승세를 억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소〓상반기 유상증자물량은 약 2조2952억원으로 99년 33조4371억원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수준. 작년에 부채비율 200% 달성을 위해 대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했고 신규설비투자가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신진호 연구원은 “하반기중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이 27조8000억원에 달해 차환발행을 감안하면 회사채 상환을 위한 주식 자금조달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유무상증자 물량이 3조∼5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공기업 민영화물량. 3·4분기 거래소상장 예정인 한국중공업은 2200억원(발행가 1만1000원기준 2200억원)이 되고 한국전력 자회사인 파워콤도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통신 포항제철 담배인삼공사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은 외국인 투자자금을 10조원 가량 흡수해 시장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상반기에만 유상증자물량이 3조599억원으로 99년 2조4200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월발행물량이 시가총액의 2%를 넘어섰지만 올해는 정부의 공급물량 조절로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상증자는 5조8000억원이나 된다. 무상증자는 증시주변자금을 직접 흡수하지는 않지만 단기간에 유통주식이 급증해 매물로 나온다는 점에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현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하반기 유무상증자 물량은 5조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등록(현재 160개사 대기) 물량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내년에 시장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며 연기하는 곳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월별물량은 42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간접상품〓개인들의 환매요구로 어쩔 수 없이 주식을 매도했던 기관투자가의 사정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뮤추얼펀드 단위형금전신탁 주식형수익증권의 만기도래에 따른 주식매물은 7월 이후 1조원 미만으로 크게 줄다가 12월에 3조5000억원으로 증가해 부담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