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출렁 장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 입력 2000년 6월 22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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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서 선물 시황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흔들리는 '출렁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대책으로 자금 경색을 겪고있는 기업이나 투신등 제 2금융권의 사정이 얼마나 호전될 지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증시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치열한 힘 겨루기를 하는 모습이다.

특히 장세 흐름에 확신을 갖지 못한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의 외국인 매매 동향을 뒤따라가는 뇌동 매매 양상을 보이면서 선물시장 흐름에 따라 장중에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물시장의 체력이 강화돼 방향성을 갖추기까지 당분간은 '출렁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달말이나 7월초가 되어야 현물시장이 선물시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제 갈길을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후장에 큰 폭의 변동을 보이는 증시

22일 증시는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 장세를 연출하며 강세로 출발했다. 이날 9월물 선물지수도 전날종가대비 1.6포인트가 올라간 100.0에서 출발, 한때 102.15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오후1시20분께부터 선물시장에서 매도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도 같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떨어졌다가 2시30분이후 선물지수가 다시 상승하면서 주가지수 종가는 전날대비 0.37포인트 오르면서 장을 마쳤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동향을 보면 매도물량은 오후1시22분까지 382억원이었으나 장 마감때는 1,225억원으로 늘었다. 1시간40분 남짓하는동안 843억원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같은 시간대에 프로그램 매수 물량은 1,222억원에서 1,352억원으로 130억원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는 프로그램 순매수를 보였지만 장 후반에 매물이 쏟아진 것을 알수 있다.

오전 10시∼11시사이에는 현물과 선물지수간 차이인 베이시스폭이 줄어들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많았는데 오후들어 선물지수가 하락해 베이시스폭이 다시 벌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거 나온 것이다.

그러나 장 막판에는 선물지수가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 종합주가지수 종가는 '빨간색'이었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지난 19일부터 작전성 선물거래를 하던 외국인들은 에너지가 많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22일은 외국인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도 장 후반 선물 매도를 많이 해 장을 흔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6월말에나 현물시장이 자체 방향성을 되찾을 전망

대신증권 봉원길 연구원은 선물시장에 따라 현물시장이 출렁거리는 장세 모습에 대해 "데이트레이더를 중심으로 한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수 750선이 지지선, 800∼820은 저항선 역할을 해 박스권 장세가 연출되는 상황에서 주가의 방향성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현물시장의 좌표 역할을 하는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을 좇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목표는 자금의 원활한 흐름인데 이에대한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투자자들이 앞날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외국인 눈치를 보고있는 것이다.

대우증권 심 연구원도 현물시장의 거래규모가 줄어드는등 체력이 떨어져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6월말이후에나 증시가 방향성을 찾으면서 선물시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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