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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1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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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을 보면 국내증시가 불안한 만큼 이들도 갈지(之)자 횡보를 그리고 있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 투자비중에 비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마저 일정한 매매패턴을 유지하기 보다는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을 오락가락하며 지수를 불안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거래소시장에서 9조원, 코스닥시장에서 1조3,000억원 등 총 10조원이 넘는 순매수 규모를 기록중이다. 이런한 순매수 기조는 작년 10월부터 12월사이에 4조4,000억원을 순매수한 연장선에서 보면 무려 9개월째 장기 순매수 행진을 보이는 셈이다.
이로써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코스피 보유 싯가총액 비중은 28.5%로 작년말의 21.4%에서 7.1%포인트나 높아졌다. 보유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외국인들은 27조8,8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작년말 대비 48.6% 증가)과 10조8,922억원 어치의 SK텔레콤 주식을 갖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갖고 있는 78조653억원 어치의 상장 주식중 삼성전자 포트폴리오 비중이 35.7%, SK텔레콤이 14.0%에 달하는 등 두종목 편입비중 합계가 무려 49.7%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증시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고민은 뭘까.
동원증권은 21일 '외국인의 투자전략 시나리오' 보고서에서 외국인들이 '투자고민' 스트레스도 국내의 기관이나 개인에 못지않게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투자고민은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편중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특히 삼성전자 현대전자 아남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순매수액이 전체 순매수액의 90%에 이르는 실정이다. 현재로는 이같은 투자전략이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지수는 작년말 대비 25% 떨어졌지만, 삼성잔자 주가는 연말대비 32%가 상승, 종합지수에 대비한 초과수익률이 무려 57%나 되기 때문이다. 또한 D램 반도체 및 LCD 수요증가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인 미국의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등 세계경제의 성장세의 둔화세가 나타나면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를 낙관할 수 없다. 또한 세계 반도체 시장의 증가율이 올해를 정점으로 오히려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부담스럽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두번째 고민은 올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인 따라하기'가 현격히 줄었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 따라하기가 만연해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주식 매수 후 짭짤한수익을 올렸으나, 을들어 외국인 따라하기의 실상을 꿰뚫어보고 이제는 따라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ㅇ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뭉치기식으로 사고 파는 외국인의 매매패턴과 해외DR과 원주 간의 차익거래에 익숙해지며 이러한 외국인의 투자패턴을 반대로 이용하는 시도도 자주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올들어 미래산업 삼보컴퓨터 삼성물산 LG정보통신 등에서 큰 낭패를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번째 고민은 환차익 메리트가 없어지고 있는 점이 지적됐다.
매매차익과 환차익에서 이중으로 투자 수익을 올리던 과거와 달리 원-달러가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투자 메리트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동원증권은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들은 오는 3/4분기까지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만의 경우 지진으로 인해 투자 안정성이 떨어지고, 말레이시아는 예상과 달리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이머징 펀드의 상상 부분을 한국시장에 단기적으로 오버웨이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동시에 차익실현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동원의 예측이다. 예컨데 삼성전자 등 비중 높은 종목들이 프로그램 매도에 의해 번번히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점을 감안, 포트폴리오를 새로이 구성할 수 있다.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에는 현물시장에서의 손실을 선물 및 옵션시장에서 만회하는 전략이나, 사모펀드를 활용해 차익에 나서는 전략도 펼 것으로 예측됐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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