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볼보기계 헬샴회장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33분


“열심히 일해 준 1400여명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세계적인 건설장비 생산업체인 스웨덴 ‘볼보건설기계그룹’의 계열사인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사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안토니 헬샴(46)은 그 영광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한국에는 5000여 외국 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한국에서 사장이나 최고경영자(CEO)로서 활동하다 본사나 모그룹 회장으로 승진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헬샴회장은 “그룹 회장에 스웨덴인이 아닌 인물이 발탁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헬샴회장은 호주 웨일즈공대를 졸업한 후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으며 홍콩 등에서 건설기계 분야에서만 27년간 근무했다. 85년 볼보그룹 계열사인 VME의 홍콩지역 세일즈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볼보와 인연을 맺었다.

헬샴회장의 그룹 회장 승진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헬샴은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사장으로 부임한 후 98년 7월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부문을 인수한 후 1년반만에 만년 적자 기업을 흑자로 바꾸었다. 그가 부임할 당시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하에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경영성과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로 눈을 돌리고 수직적 경직적인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하는 과감한 인사 조직 관리 시스템의 전환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경남 창원에서 생산되는 굴삭기 등 건설기계의 수출 비중을 98년 30%에서 지난해 65%로 올렸고 올해는 70%까지 높일 예정이다. 그는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부문 근로자들의 근면성과 기술력, 그리고 ‘볼보’라는 브랜드가 가진 대외신인도를 결합하면 얼마든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맞아 떨어져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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