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美 "무늬보다 실적 좋아야"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29분


14일(미국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예상치 0.2%보다 낮은 0.1%로 나타났다. 6월 27,2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적어진 셈. 그러자 가치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소폭 올랐다.

하지만 성장주가 주류인 나스닥지수는 떨어졌다. 금리상승은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에 더 불리하다는 통설에 비춰보면 의외의 결과다.

미국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투자자들은 이젠 금리인상보다 경기둔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촌평했다. 나스닥지수가 밀린 것은 퀄컴 등 몇몇 대표주들이 수익전망 악화로 대폭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것.

업종별로는 금융주 제약주 등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안정은 금융기관의 영업을 활성화하고 수익을 올려주기 때문에 금융주 강세는 예상됐던 일. 그렇다면 제약주의 강세는 무얼 의미할까.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에 따르면 제약주는 전기, 가스, 담배, 식음료 등과 함께 대표적인 ‘디펜시브즈’(경기 영향을 덜 받는 주식). 유전자 지도 발표라는 업종 호재 이외에 최근의 경기둔화 우려가 제약주를 띄우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미 증시에선 당분간 ‘가치주냐 성장주냐’ 또는 ‘시장 패션이 어떤 업종이냐’하는 시각은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경기둔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디펜시브즈중에서 실적이 좋은 종목이 그때그때 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이에 따라 이번달 말부터 이뤄질 상장기업들의 2·4분기 실적예상치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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