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기술적 조정장세- 차익실현후 기회모색

  • 입력 2000년 6월 13일 17시 32분


남북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날인 13일 국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41.36포인트나 빠졌다. 남북 정상의 만남이라는 감동에 관계없이 증시는 냉철하게 제 갈길을 가는 모습이다. 그만큼 우리 증시가 성숙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장세는 적어도 2∼3일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이후 장세가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므로 개인투자자들은 차익 실현후 장세 향방을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순매수 행진 일단락되나

13일 외국인들은 오전내내 순매도를 보이다가 오후들어 매수세를 회복했으나 순매수 규모는 307억원에 머물렀다. 외국인은 지난주에 하루평균 3,000억원규모를 순매수하고 12일에도 1,500억원이상 사들였으나 남북 정상이 만나는 13일을 기점으로 대규모 매수 공세를 멈췄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부장은 글로벌 테크펀드등 외국인 매수세력들이 한국에서 주식을 살만큼 샀기 때문에 앞으로 매수세가 이어진다 해도 대규모는 어렵고 미국 증시 상황에 따라 오히려 매도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국가 위험도 감소라는 호재는 이미 주가가 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미국 증시의 전개 양상에 따른 동조화 현상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의 향배는 이달말 금리 인상폭이 관건인데 최근에는 다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미 뉴욕 장세가 앞으로는 '금리'보다 '경기' 전망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리 인상폭은 오는14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 CPI 지수는 긍정적일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예상. 인플레 우려가 줄어들어 금리가 인상되지 않거나 올라도 큰 폭이 되지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인플레 압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미국이 인플레 우려는 줄었지만 대신 경기 둔화로 미국 경기가 'Soft Landing'할 것이냐, 아니면 'Hard Landing'할 것이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수 있다"고 밝혔다.

◆투신권의 순매수 전환은 긍정적

장세를 끌어 올리던 외국인들이 주춤해진 반면 그동안 연일 매도 공세를 펴던 투신권이 소폭이나마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이다. 투신권은 이날 거래소에서 127억원, 코스닥에서도 85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의 순매수에 대해 두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첫째는 이번 상승장에서 열심히 팔기만 한 투신사들의 장세관이 바뀐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정장세에 접어들면서 사자에 나선 것은 추세상으로 상승 기조가 바뀌지는 않았다는 판단아래 이제부터라도 하락때 매수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이다. 따라서 앞으로 조정장세때는 투신권이 대규모 매도를 하지않아 하락 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오는20일 투신권의 100억이상 펀드에 대한 부실 공개를 앞두고 투신권이 순매수를 보인 것은 부실 공개에 대비한 준비가 다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적 조정후 확실한 방향 잡을듯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기술적으로 1/3조정선인 780포인트까지는 하락이 불가피하고 여기서 더 조정을 받을 경우 1/2조정선인 740까지도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장세의 방향은 일단 기술적 조정이 끝나는 시점에서 다시 결정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대우증권 이 연구위원은 기술적 하락이후의 주가 향방에 대해 점진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말 주가가 급상승한 가장 큰 재료는 그동안 낙폭이 너무 컸었다는 점인데 가격 메리트가 최근 반등으로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한 주가가 계속 밀리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화증권 박시진 시황정보팀장은 향후 증시는 국내 요인보다 미국등 해외요인에 더 좌우될 것으로 보이므로 나스닥 시장이 유가 하락과 금리 안정등을 재료로 '서머 랠리(여름 호황)'에 들어갈 경우 국내 증시도 동조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숨을 돌리는 투자 자세 필요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요소로 ▷외국인의 동향 ▷투신 및 은행권 부실등 금융시장 불안 해소와 함께 증시 내부적으로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주도군이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 하는 점등을 꼽을수 있다.

개인들이 다시 증시의 견인세력으로 떠오를 경우 주도종목군은 그동안 큰 상승세를 보였던 은행주보다 우량 증권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외국인이 선호하는 핵심 우량주의 경우 그동안 상승폭이 커 그만큼 조정폭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어느정도 하락하면 저점 매수에 나설만 하다.

그러나 안전한 것은 한박자 쉬는 투자전략이다.

대우증권 이 연구위원은 당장은 차익을 실현한 후 장세의 방향을 지켜보면서 투자 종목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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