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방과후 갈곳 없는 아이 모두 모여라"

  • 입력 2000년 6월 8일 03시 18분


인천 부평구 삼산동 삼산주공아파트에 사는 김보라(8·초등1년)양은 매일 방과 후 집 앞에 있는 ‘인표어린이도서관’으로 달려가 시간을 보낸다. 예쁘게 꾸며진 50여평의 공간에서 6800여권이나 되는 책 중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어린이가 볼 수 있는 책이 3000권 정도에 뷸과한 점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규모. 이 곳에서 보라양은 책 보는 것은 물론,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한다.

정현숙(10·초등 3년)양은 7세 때부터 4년째 이 곳에 ‘출근부’를 찍는 어린이. 부모가 맞벌이 부부여서 방과 후 집에 가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이 곳에서 숙제도 하고 보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본다.

에스콰이어 문화재단(이사장 이인표·李寅杓)이 1992년 세운 어린이 전용 도서관인 인천 ‘인표어린이도서관’이 8년 동안 ‘방과 후 교실’ 등의 프로그램으로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에 없어선 안될 곳으로 자리잡았다. 사서 윤엄숙(尹嚴淑·43)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이 지역의 결손가정 궁핍가정의 불우아동들을 독서클럽 활동 등을 통해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90년 서울 상계동에서 처음 문을 연 ‘인표어린이도서관’은 현재 서울 4곳을 포함, 국내 14곳, 중국, 사할린 등 해외에 8곳에 세워졌다. 주로 빈곤층이 많이 사는 곳에 복지관과 함께 자리잡고 있어 어린이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032-529-8609

<인천〓박정규기자> 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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