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래프팅]짜릿한 '추락의 희열' 아시나요?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55분


내린천 고사리마을(강원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의 아침은 뻐꾸기가 연다. "뻐국 뻐국…." 앞산 뻐꾸기 울음의 여운마저 사라질 즈음, 내린천 건너 마주한 산에서도 뻐꾸기 한 마리가 같은 울음소리로 은은하게 화답한다.

고사리 깊은 계곡까지 6월의 따가운 햇살이 당도하려면 오전 9시는 넘겨야 한다. 그즈음 산허리를 감싸던 하이얀 구름띠도 사라진다. 이때부터다. 내린천을 따라 건설된 인제↔현리 2차선도로(국도 31호선)가 래프팅보트를 실어 나르는 봉고차와 화물차로 부산해지는 것은.

▼송강카누학교▼

내린천은 벌써부터 패들링스포츠(래프팅 카약 카누의 총칭)마니아로 붐빈다. 지난 일요일(4일)도 마찬가지. 95년 이곳 내린천에 최초로 패들링스포츠센터를 연 박영석(42) 정미경씨(35) 부부의 송강카누학교에는 동아닷컴의 인기레포츠사이트 ‘박수철의 스키세상’지기 50여명 등 150여명이 찾았다. 근처 한백레저 등 11개 업체도 마찬가지. 이날 하루 내린천에서는 800여명이 래프팅을 즐겼다. 이날 서울은 거의 30도까지 기온이 올랐지만 내린천 계곡에서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한국에서 최초로 상업적인 래프팅이 시작된 곳은 한탄강. 87년의 일이다. 그후 전국 곳곳의 계곡에서 래프팅이 성행하지만 가장 인기있는 곳은 내린천. “물 맑고 울창한 계곡인데다 물살이 빠르고 폭포도 적당히 포진해 래프팅 카야킹에는 최고지요.”

박영석 정미경씨 부부의 내린천 사랑은 이렇게 시작됐다. 카약에 매료돼 결혼한 두 사람. 87년부터 한탄강을 위시해 전국의 계곡을 돌며 카약과 급류타기를 즐기다가 95년에 드디어 ‘물 좋은’ 내린천에서 래프팅하우스를 열었다. 집은 서울에 있지만 한여름에는 내내, 요즘은 1주일에 3분의 1이상을 내린천 계곡에서 산다. ‘송강’이라는 이름도 자연과 벗해 살고 싶다는 뜻에서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선생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국내최고의 역사와 경험, 상근강사 모두 국가공인자격증을 보유한 것이 자랑거리다. www.kayak.co.kr

▼내린천▼

내린천은 오대산과 점봉산의 물줄기가 하나되어 흐르다 소양강에 흘러드는 지류.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을 관통한다 해서 ‘내린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근 점봉산 방태산의 원시림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인지라 이곳 사람들은 ‘산삼 썩은 물’이라고 과장한다. 워낙 물이 차가워 열목어 어름치(이상 천연기념물) 금강모치 같은 냉수어족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덕분에 수달도 심심찮게 발견되는 오지의 계곡. 그 계곡의 해발 240m지점에 송강카누학교가 있다. 여기는 길이 16㎞의 내린천(상동리∼하추리) 거의 중간지점으로 래프팅보트의 하선장.

▼래프팅▼

코스는 거리 난이도에 따라 세가지. 초심자가 즐기기에 좋은 코스는 원대교∼송강카누학교(6.5㎞)의 3시간 코스. 폭포(수차 1∼2m)와 여울, 물굽이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유속도 빨라 짜릿한 추락의 희열을 맛보기에 모자람이 없다. 물이 불어나는 장마철에는 메릴 스트립 주연영화 ‘더 리버 와일드’를 연상케 하는 다이내믹한 급류타기도 즐길 수 있다. 급류지점을 경계로 원대교∼장수터∼한석산전적비∼피아시계곡∼밤골 네구간으로 나뉘는데 급류 통과 후에는 잔잔한 계류를 타고 내려가면서 주변의 산천경계를 감상한다. 하선지점에서는 보트를 뒤집어 물세례도 주는데 물은 정신이 바짝 들만큼 차갑다. 왼편 모래톱의 고운 백사장은 선탠하기에 그만이다.

▼민박과 먹을거리▼

△민박〓내린천 주변에는 민박집 여관이 곳곳에 있다. 민박하면 쏟아질 듯 하늘을 꽉 메운 밤하늘의 별을 보며 맛있는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바비큐해서 먹는 재미가 최고. 인제군에서 도축한 싱싱한 것을 칼로 토닥거려 부드럽게 한 돼지고기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송강카누학교 건물 2층에도 샤워장이 딸린 방이 있다. 송강카누학교 02-3473-1659 △원대막국수(0365-462-1515,1935)〓돼지고기 편육과 도토리묵을 안주삼아 옥수수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켠다. 내린천 물맛이 막걸리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비빔막국수에 양념간한 국물을 부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정보구하기▼

△화이트워터래프팅 패키지(래프팅+왕복교통)〓10월 31일까지 매일 출발. 서울 지하철3호선 압구정역 부근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 3만9000원 △예약〓필수. 1주일 전에 해야 한다. 최하 3일전. △요금〓3시간 코스 1인당 2만5000원(보험료 포함) △준비물〓갈아 입을 옷 양말 신발과 세면도구, 안경끈, 모자, 선글라스, 햇볕차단크림, 비오는 날에는 봄 가을 복장준비 △연락처(송강카누학교)〓전화 02-3473-1659(대표), 홈페이지 www.kayak.co.kr, E메일 canoe@kayak.co.kr

<인제〓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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