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렌트' 상륙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42분


브로드웨이의 히트 뮤지컬 ‘렌트(Rent)’가 한국에 상륙한다.

이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뉴욕을 무대로 젊은이들의 예술과 사랑, 우정과 갈등을 담고 있다. 96년 초연 첫 해 ‘연극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차지했고 5년째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극단 신시는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렌트’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한국판’ 렌트에는 남경주 최정원 이건명 전수경 등 국내 뮤지컬 스타가 출연하며 ‘배꼽’ ‘마로위츠 햄릿’의 젊은 연출가 윤우영(39)이 연출을 맡았다. 캐스팅에서도 배우들의 명성에 의지하지 않고 오디션을 통해 뽑은 것이 특징이다.

남경주는 에이즈 양성반응자인 작곡가 로저로 등장하며 각색과 가사 작업에도 참여했다. 최정원은 에이즈와 약물에 중독된 댄서이자 로저와 사랑을 나누는 애인 미미로 출연한다.

‘렌트’는 에이즈 동성연애 마약중독 등 파격적인 스토리라인은 물론 탄생에서 성공까지 극적인 무대 뒷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초연 당시 미국에서는 드물게 일부 종교 단체가 공연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보는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이 작품의 산파는 각본과 작곡, 작사, 제작까지 주도한 뮤지컬 작곡가 조나단 라슨.

그는 모티브를 얻은 뒤 7년 가깝게 이 작품에 매달렸지만 정작 오프 브로드웨이(Off Broadway) 초연을 하루 앞두고 대동맥혈전으로 36세의 나이로 죽었다. 당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렌트’는 수년간 미국 뮤지컬에 없었던 신선한 목소리와 새로운 능력으로 가득찬 작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푸치니의 주인공 미미는 죽었지만 라슨은 미미를 살렸다”고 애도했다. 이 작품은 오프 브로드웨이의 성공을 발판삼아 브로드웨이로, 다시 런던 무대에 진출해 호평을 받았었다.

윤우영은 “한국적인 상황을 감안해 동성애와 에이즈 등을 덜 부각시켰다”면서 “기본 테마는 로저와 미미의 사랑”이라고 말했다.

‘렌트’의 ‘임대비(로열티)’는 5만5000달러(약 7600만원). 이제까지 국내에서 지급된 로열티로는 최고 수준이다. ‘시카고’가 3만달러, ‘라이프’와 ‘갬블러’가 2만달러였다.

PC통신의 뮤지컬 동호회와 남경주 최정원 팬클럽 회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렌트’ ‘Your Eyes’ 등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현대 ‘록 오페라’의 이정표로 불리는 이 작품이 국내판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게 될지 관심거리다. 7월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0-130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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