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낙폭 컸던 저가우량주 중심의 순환매 전망

  • 입력 2000년 5월 30일 17시 07분


현대 문제가 가닥을 잡으면서 증시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단기 낙폭이 큰 데 대한 기술적 반등 요인도 있지만 현대의 자구방안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이 주가 반등의 가장 큰 요인이다. 최근의 증시 반등은 개인이 주도하고 있어 기반이 약한 면이 있지만 일단 낙폭이 큰 저가 우량주를 중심으로 순환매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앞둔 정부의 안정의지

현대 문제가 정부와 주채권은행의 신속한 대처에 힘입어 수면 밑으로 잠복했다. 정부는 현대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현대에 강도높은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압박했다. 그러면서도 자구 방안을 놓고 현대-정부간 대결양상으로 확산되자 서둘러 현대측 입장을 살려주며 시장을 다독거렸다. 현대보다는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측의 자구책 최종안은 31일 나오지만 그 내용은 이미 대부분 공개돼 30일 시장에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평가결과는 전날대비 35.33포인트가 올라 691.26으로 끝난 종합주가지수에 나타나 있다.

이날 증시도 외국인은 72억원어치를 순매도해 관망세를 보이고 투신, 증권은 대규모 매도세를 보였으나 개인들이 870억원규모를 사들이며 장세를 주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날 연기금이 295억원규모를 순매수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전날 현대중공업의 회사채를 매입한 데 이어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게 증시 관계자들의 해석.

6월중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적어도 국내의 불안 요인은 사전에 차단하려는 정부의 속내가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조재훈 과장은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당분간은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시장도 국내 요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증시는 개인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상당부분 빠져나간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단기적으로는 더 견고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에서 은행, 증권등 금융주가 선도주 역할을 한 것은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들의 보유비중이 낮아져 매도 물량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인데 이같은 현상이 코스닥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뮤추얼펀드 7월 만기 물량 1조3천억원

현대 문제를 옆으로 밀쳐 놓으면 당장 나타나는 악재가 수급 불균형이다.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7000억원안팎의 뮤추얼펀드 물량은 5월 증시에서 소화가 된 것으로 보이나 6월에는 7월에 만기가 되는 1조3000억원규모의 뮤추얼펀드 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투신 신긍호 펀드매니저는 7월만기 물량중 절반인 6000억∼7000억원은 6월중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7월물량은 평균 설정 지수대가 970포인트 정도여서 팔기에는 손실 규모가 너무 크므로 지수가 750선으로 한단계 회복되는 시점에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미국 나스닥 시장에 대한 동조화 현상이 최근 엷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6월말 FRB의 금리 인상 여부를 앞두고 미 증시의 변동성이 심화될 경우 국내 시장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낙폭 과대주 중심의 순환매

30일 증시에서는 선도주 역할을 한 은행, 증권등 금융주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보험주, 저가 대형주 쪽으로 상승세가 확산됐다.

한화증권 박시진 팀장은 낙폭이 컸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스닥시장은 다음, 한통프리텔, 한글과 컴퓨터등 조정장세 초기에 크게 하락했던 종목부터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우증권 조과장은 낙폭 과대 물량에 대한 순환매가 한차례 일어난 후 테마군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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