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인류의 선사문화/'고고학 황홀경' 친절히 안내

  • 입력 2000년 5월 5일 20시 03분


▼'인류의 선사문화'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이희준 옮김/사회평론 펴냄▼

이 책의 서문엔 이런 구절이 있다.

‘황홀한 고고학의 세계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

과거를 탐험하는 학문, 고고학의 세계로 안내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고고인류학교수. 대중적인 저술로도 유명하다. 이 책 역시 그의 대표작이자 고고인류학 분야의 고전으로, 1999년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인류의 선사시대 문화, 인간의 기원, 식량 생산과 가축 사육의 기원, 최초의 농민들, 수메르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안데스 등 인류의 초기 문명에 대해 광범위하게 소개하고 있다. 고고학을 포함해 인류 선사 문화와 문명에 대한 학술서이자 교양서다.

저자의 전문적 식견도 식견이지만 일반인들에겐 저자의 과감한 비판과 질타가 우선 흥미롭다. 대표적인 비판 대상은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대중저술가인 그레이엄 핸콕. 핸콕은 1만2000년전 남극 빙하 아래에 한 위대한 문명이 번성했고, 그곳의 사람들이 고향 남극을 떠나 이집트 나일강가의 스핑크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저자의 비판은 신랄하다. 핸콕의 독창적인 이야기는 고고학적인 발굴이나 엄밀한연구도 없이 만들어낸 추리소설 같은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사이비 고고학이라는 것이다.

수천년전, 아틀란티스인들이 가라앉은 고향을 탈출하여 아메리카대륙에 정착했다는 주장 역시 황당한 공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고고학은 엄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집트 투탕카멘 왕묘 발굴,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 벽화 발굴 등 고고학사에 길이 남는 발굴에 관해 짧게 소개한 글도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이희준 옮김. 423쪽, 1만5000원.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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