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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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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배기 김상빈(金相彬)군이 4일 받은 어린이날 선물이다. 이날 오전 9시반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성형외과 수술실에서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치고 나온 상빈이는 수술부위가 “아프다”면서도 새로 생기게 된 턱을 얼른 보고 싶다고 했다.
상빈이에게 ‘예쁜 얼굴’을 선물한 사람은 제30기 군의관 548명. 이들은 대전 국군군의학교에서 2월말부터 8주간 훈련을 받으며 내무반에 모금함을 설치해 420만원을 모았다. 이 성금은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돕는 데 돈을 쓰자”는 성형외과 수련의 출신 군의관의 제안으로 동그라미회(회장 박영선·朴永善목사)에 전달됐다.
동그라미회는 동아일보와 함께 집안 형편이 어려운 선천성 얼굴기형아에게 무료수술사업을 펼치는 봉사모임. 영화감독 임권택(林權澤), 연극인 윤석화(尹石花), 극단 학전대표 김민기(金敏基) 등 문화예술가들과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진환(金晋煥) 김석화(金石華)교수 김재찬(金在贊)치과원장 등이 지난해 10월부터 전개하고 있는 ‘밀레니엄키드에게 웃음을’캠페인을 통해 상빈이는 7번째로 동그랗고 예쁜 얼굴을 찾게 됐다.
태어날 때부터 한쪽 턱이 덜 자란 반안면왜소증과 한쪽 귀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소이증을 앓고 있던 상빈이.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시키고 싶었지만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 김완건(金完建·36)씨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공사대금을 떼어 빚까지 진 형편이었다.
“활달한 상빈이도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들어오면 시무룩해지곤 했어요.” 어머니 김효경(金孝京·35)씨는 “우연히 동아일보에 난 동그라미회 기사를 보고 도움을 청했는데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을 줄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선천성 얼굴기형아는 500명중의 한명 꼴. 동그라미회는 이들에게 예쁜 얼굴을 찾아주는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02-557-2609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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