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메모]한미銀광고/무명의 부부 내세워 편안함 강조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50분


어느 평범한 가정의 거실. 남편은 거실탁자에서 인터넷에 열중하고 있다. 이때 남편이 “세상 좋아졌네. 집안에서 은행 일을 다보고”라며 혼잣말을 하면서 라이터에 손을 뻗친다. 순간 “(담배를) 그만 피우라”는 아내의 핀잔에 남편은 무안한 듯 화제를 돌려 “당신도 한번 해 봐”라고 말하고는 노트북을 아내에게 향한다. 그리고 주저하는 아내에게 “쉬워, 한미은행이잖아”라고 말한다.

한미은행은 ‘광고같지 않은 광고’를 위해 가상의 부부가 아니라 무명의 실제 부부를 등장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광고가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모델 기근현상. 모델 에이전시를 통한 수배(?)가 한계에 봉착,이번에는 한미은행이 직접 부부모델을 선발하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대중매체는 이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각 지점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만 응모를 받았다. 처음엔 고객반응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결과를 열어보니 300여쌍의 부부가 응모했다. 최종 낙점된 커플은 곽현준(성형외과 의사) 박진희(대학강사) 부부.

광고중에는 아내가 남편의 라이터를 빼앗으면서 “여보, 좀 그만 좀 피워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라면 ‘왔다갔다 한게 뭐야’ ‘담배가 안보이네’라고 궁금했을 것이다. 광고에는 담배가 나오거나 담배 연기가 나오는 장면을 담아서는 안된다.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보여도 안된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담배가 아닌 라이터였다. 재떨이도 꽁초하나 없이 깨끗이 비워야만 했다. 아내 역시 단지 ‘그만 피우라’고만 말할 수 있었을 뿐이다.

박정인 (제일기획 광고2팀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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