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명광고]폴크스바겐 '뉴비틀'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50분


심리학 용어 가운데 ‘데자 뷔(Deja vu)’란 용어가 있다.

새로운 상황을 만났을 때 지금까지 체험해본 적이 없는 상황인데도 마치 전에 본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한다. 한자로 풀이하면 ‘기시(旣視)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폴크스바겐의 ‘뉴비틀’을 선전하는 광고는 ‘데자 뷔’를 절묘하게 이용한 광고로 평가받는다.

첫 번째 광고. ‘아∼ 이 광고’라면서 이미 본 적이 있는 광고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차 모양이 기억 속의 ‘딱정벌레차’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새롭다. 광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카피도 어딘지 낯설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광고를 보면 확실해진다. 미국의 한 광고잡지가 지난 100년간의 광고 가운데 1위로 선정한 ‘바로 그’ 광고다. ‘여백의 미를 살렸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제품사진을 한 쪽 구석에 조그맣게 배치한 레이아웃, 사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Think Small’이라는 카피까지 누가 뭐래도 ‘최고의’ 광고다.

다시 첫 번째 광고로 돌아가 카피를 보자. ‘Deja vw’. VW은 폴크스바겐(Volkswagen)의 로고에 사용되는 알파벳. 하지만 이 카피를 보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Deja vu’로 읽게 된다.

이 카피에서 광고 제작자의 의도는 확연히 드러난다. 사람들로 하여금 예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광고라는 생각을 떠올리도록 해서 40년전의 ‘그 유명한’ 광고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제작자의 의도가 아닐까.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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