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히카리통신 '10분의 1토막'…엉터리 장부 밝혀져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일본의 벤처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히카리통신이 곤경에 놓였다.

2월17일 22만5000엔이었던 주가는 두달여 만인 24일 10분의 1도 안되는 1만9800엔으로 폭락했다. 1988년 창업이후 처음으로 2월 영업실적이 적자를 기록한데다 엉터리 장부를 기록한 사실이 밝혀져 금융기관도 거래를 기피하는 기업이 되고 말았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단순한 휴대전화 판매회사를 첨단기술회사로 잘못 선전해 주가급등을 부추겨 왔다”는 자성도 일고 있다.

히카리통신 시게다 야스미쓰(重田康光·35)사장은 24일 2000년도 2월 중간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주가가 폭락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2월말 결산결과는 적자 129억엔. 8월말까지 포함한 회계연도 전체 예상은 당초 80억엔 흑자에서 116억엔 적자로 수정됐다. 휴대전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각 휴대전화 회사한테 받는 판매수수료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경영진의 거짓말과 엉터리 자료 등 도덕적인 결함도 히카리통신의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

시게다사장은 지난달 15일 회견에서 “2월 중간결산 전망은 흑자”라고 발표했다가 지난달말에는 “중간기는 적자나 8월말 회계연도 전체로는 흑자가 될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이번 발표는 다시 이를 뒤집은 것.

또 휴대전화 판매가 부진하자 거짓 판매자료를 만들어 휴대전화회사한테 판매수수료를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히카리통신 판매점의 40%가량은 부실상태에 빠져 있다. 시게다사장은 “대리점수를 2283개에서 1540개로 줄이고 인터넷 분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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