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또 쓰러진 호나우두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좋은 일엔 마(魔)가 많이 낀다든가.'

지난주 득남을 해 아버지가 된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23·인터 밀란).

건강한 아기를 품에 안은데다 오른쪽 다리 부상에서 5개월만에 회복해 그라운드에 복귀할 꿈에 젖어 있던 호나우두. 그러나 달콤한 행복감에 젖어 있던 그에게 난데없는 '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13일 로마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인터 밀란-라치오의 이탈리안컵 결승 1차전.

지난해 11월 오른쪽 무릎 부상을 입어 수술을 한 뒤 5개월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호나우두가 그라운드에 복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호나우두는 이날 인터 밀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4분 로베르토 바조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호나우두는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98프랑스월드컵 스코틀랜드와의 개막전에서 보여주었던 예의 날렵한 몸동작을 몇차례 선보였으나 라치오의 수비수 페르난도 쿠토에게 태클을 당해 넘어졌다.

그리고 불과 몇분 후 혼자 서 있던 호나우두는 갑자기 그라운드에 나뒹굴면서 고통스러운 비명을 터뜨렸다.

호나우두는 곧바로 들것에 실려 라커룸으로 옮겨졌고 황급히 달려온 마시모 모라티 인터 밀란 구단주의 손을 잡고 '왕방울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인터 밀란 구단에서는 즉각 호나우두의 증세에 대해서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수술을 한 부위를 다시 다쳤기 때문에 호나우두의 결장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나우두는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파리의 병원에 14일 경 입원해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 호나우두는 이날 단 7분간 그라운드에 머물다 퇴장하고 말았다. 라치오의 스벤 고란 에릭손감독은 “호나우두와 인터 밀란팀에 정말 미안하다. 호나우두는 운이 없었다”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경기 결과는 라치오의 2-1 승리.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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