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한국방문 네팔인 '사하' 자전거 세계일주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전세계 사람들에게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야말로 내 인생의 가장 특별한 일입니다.”

자전거 한 대 분량의 짐만 갖고 세계일주중인 네팔인 푸스카르 사하(30)에게 한국은 13번째 방문국이다. 사하는 98년11월부터 지금까지 인도 스리랑카 중국 등 12개국을 거쳤고 앞으로도 9년간 세계 각 대륙을 모두 방문할 계획이다.

스폰서가 없어 딱히 돈도 넉넉지 않은 그가 이런 강행군을 하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서다.

90년 네팔 민주화운동 때 대학생이던 그는 1000명 이상의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자신도 여러번 구속될 뻔 했다. 당시 입은 오른쪽 무릎의 상처는 지금도 여전하다.

여행중에는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잠자리는 교회나 파출소 등에서 해결했다.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정글지대에서는 혼자 뜬 눈으로 하룻밤을 지샌 적도 있다.

물론 즐거움도 있었다. 홍콩에서는 현지신문에 난 그의 기사를 보고 한 간호사가 그에게 찾아와 프로포즈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6년간 억울하게 정신병원에 갇혀 있던 네팔인 찬드라 구릉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줬던 ‘풀꽃세상…’은 사하를 위한 후원회 모임도 열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북한으로 들어가기 위해 12일 다시 중국으로 떠났다.

“북한 사람들에게도 서로 싸우지 않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리고 싶어요.” 사하의 기대어린 다짐이다.

<김명남기자> star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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