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마스터스 개막 "새천년 첫 그린재킷 앞으로"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44분


몇번째 출전이더라…
몇번째 출전이더라…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올시즌 첫 메이저골프대회인 2000 마스터스가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 72·6985야드)에서 막을 올렸다.

‘전설의 골퍼’ 바이런 넬슨과 샘 스니드의 시타로 개막된 이 대회에는 타이거 우즈, 데이비드 듀발(이상 미국), 지난해 챔피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총출동해 단 한 벌뿐인 ‘그린 재킷’을 향한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또 한국선수로는 73년 한장상 프로 이후 27년 만에 출전한 ‘무서운 아마’ 김성윤(17·안양 신성고)이 이날 오후 9시48분 퍼지 죌러, 노타 비게이3세(이상 미국)와 함께 첫 홀을 떠났다.

지난해 US아마추어 준우승으로 출전자격을 따낸 김성윤은 “꿈의 무대에 서게 돼 너무 기쁘다”며 “부담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통산 6차례 정상에 오른 잭 니클로스(60), 아널드 파머(71·4회 우승), 게리 플레이어(65·3회 우승) 등도 한 조로 묶여 녹슬지 않은 왕년의 기량을 과시했다.

올 마스터스의 최대 관심사는 97년 대회에서 사상 최연소, 역대 최소타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이룬 우즈의 정상 복귀 여부.

최근 11개 대회서 7개의 우승컵을 챙기며 절정의 샷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우즈는 오후 11시38분 스튜어트 싱크(미국), 아에론 배들리(호주)와 같은 조를 이뤄 야망이 담긴 티샷을 날렸다.

이밖에 유독 마스터스에만 나오면 불운이 겹쳤던 그레그 노먼(호주)과 ‘메이저 무관’의 설움을 겪고 있는 듀발, 필 미켈슨(미국),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등도 ‘한풀이’를 다짐하며 나흘간의 여정에 올랐다.

▼ 대회 이모저모 ▼

○…김성윤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타이거 우즈와 동반 라운드를 했다. 김성윤은 6일 오전(한국시간)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이케스폰드코스에서 마스터스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벤트성 행사인 파3 콘테스트에서 우즈, 마크 오메라와 같은 조에서 대결. 9개의 파3홀에서 겨룬 이 콘테스트에서 김성윤은 어머니 최종순씨(51)가 임시캐디로 나선 가운데 1오버파 28타를 기록했으며 우즈는 2언더파 27타를 쳤다. 한편 이 행사에서는 4언더파 23타를 친 크리스 페리가 제이 하스, 제리 페이트, 헌터 하스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는 마스터스 대회 기간 중 화창한 날씨에 최고 기온 섭씨 22도로 예고. 다만 시속 24㎞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여 골퍼들은 클럽선택에 애를 먹을 듯. 또 강풍은 가뜩이나 메말라 빨라진 그린을 더욱 건조하게 해 퍼팅에도 진땀을 흘려야 할 전망.

○…식중독을 앓아온 리 웨스트우드(영국)가 6일 오전부터 훈련을 재개해 마스터스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웨스트우드는 4일부터 식중독 증세를 보여 연습라운드를 포기하는 등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컨디션을 되찾은 것. 그의 매니저인 앤드루 챈들러는 “웨스트우드가 5일 밤부터 증세가 나아져 다행히 필드를 밟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터스에서 준우승만 3차례에 그친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먼(45)이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통산 20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한 노먼은 “내 나이로 봤을 때 올해나 내년 중에 우승하지 못하면 영 가망이 없을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노먼은 86년 대회에서 잭 니클로스에 한 타 뒤져 준우승에 머물렀고 87년에는 래리 마이즈에게 연장 끝에 패했으며 96년에도 닉 팔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유럽의 타이거 우즈’ 세르히오 가르시아(20·스페인)가 장래 마스터스 우승 후보 1순위에 뽑혔다. 미국의 골프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golfonline.com’은 6일 마스터스에서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선수 중 우승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가르시아를 선정. 98년 준우승자인 데이비드 듀발은 2위에 올랐고 필 미켈슨과 데이비스 러브3세, 어니 엘스가 그 뒤를 이었다.

○…‘행운의 딸.’ 마이크 웨어(캐나다)가 마스터스 개막 직전 딸을 얻은 것에 대해 “좋은 징조가 아니겠느냐”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 브리시아의 출산을 기다리다 4일 뒤늦게 대회장소인 오거스타에 도착한 웨어는 둘째 딸 릴리가 5일 태어났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만약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대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오거스타외신종합>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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