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존]2000년 여름, 헐리웃 여름영화 전쟁

  • 입력 2000년 4월 4일 10시 16분


여름 시즌을 노리는 할리우드의 흥행 대작들은 한국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미션 임파서블'의 팬들은 속편을 기다린 지 오래이며, 전설과 같은 소설 '반지전쟁'의 제작 소식은 이미 작년부터 독자들을 흥분시켰다. 그러나 소문이 무성한 영화라고 해서 내용물도 풍성하리라는 법은 없다. 일 년 넘게 소식만 들려오고 있는 이 영화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인터넷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온라인'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이미 여름 흥행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온라인상의 전투에 돌입했다고 한다. 홈페이지를 내세워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초전에 나서고 있는 것. 트레일러, 스틸 사진, 캐릭터 소개 등은 필수이며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의 팬클럽까지 구축해 놓았다. 여름 시즌의 블록버스터 중 가장 먼저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2'에서 아직 정확한 개봉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반지전쟁 : 반지의 우정'에 이르기까지, 여름에 개봉할 블록버스터들의 홈페이지를 탐험해 보았다. 영화의 줄거리와 흥행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도 함께 살펴 본다.

◆ 미션 임파서블 2 Mission: Impossible 2

감독 : 오우삼

주연 : 톰 크루즈, 빙 레임즈, 안소니 홉킨스

미국 개봉 예정일 : 2000년 5월 24일

공식사이트 : http://www.missionimpossible.com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7개 국어로 되어 있으며 한국어 버전도 있다. 스크린 세이버, 트레일러, 사진 등을 다운받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온라인'의 평점은 A-.

-이런 영화

속편은 실패할 가능성과 함께 규모도 커진다. 러닝타임 110 분의 PG-13 등급(13세 이상 관람가) 영화였던 전편과 달리, '미션 임파서블 2'의 러닝타임은 132분으로 예상된다. 감독 오우삼은 과도한 폭력과 선정적인 누드가 넘쳐나는 R등급(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영화를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Mi-2'는 빼곡하게 건물이 들어찬 유럽을 벗어나 호주로 간다. '브로큰 애로우'에서 광대한 사막을 세트처럼 활용하였던 오우삼이 다시 한 번 제한없는 공간에 놓인 것이다.

이번에 이단 헌트(톰 크루즈)에게 주어진 임무는 바이러스의 제거. 안소니 홉킨스가 이끄는 영국인 팀과 함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범죄자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막아야 한다.

-관전 포인트

타란티노가 숭배하는 액션영화의 달인 오우삼, 전세계의 박스오피스를 쥐고 흔드는 톰 크루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제작사인 MGM은 2시간짜리 PG-13 등급 영화를 만들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정해진 예산과 기일을 계속해서 어기고 있는 것도 불운한 전조이다.

◆ 엑스맨 X-men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주연 : 패트릭 스튜어트, 이안 맥켈런, 홀 베리

미국 개봉 예정일 : 2000년 6월 14일

공식사이트 : http://www.x-men-the-movie.com

홈페이지 자체는 풍부하지 않다. 그보다는 링크되어 있는 mutant.com의 내용이 흥미롭다. mutant.com은 '엑스 파일'류의 음모이론을 연상하게 하는 사이트. 엘 고어 등의 저명 인사들이 사실은 정체를 감춘 뮤턴트, 다시 말해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돌연변이라고 주장한다. 뮤턴트 측정법이라는 나름의 근거도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재미일 뿐.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온라인'의 평점은 B+.

-이런 영화

언제부터인가 잘못된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는 'X-인자'의 돌연변이들. 갈 곳 없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매그니토(이안 맥켈런)와 세이비어(패트릭 스튜어트)뿐이나, 두 사람은 서로 앙숙이다. 증오로 가득찬 매그니토는 인류를 파괴하려 하며, 세이비어는 '엑스맨'들과 함께 그를 저지하고자 하는 것. 결국, 두 집단은 지금껏 알려진 적 없는 능력을 소유한 한 돌연변이를 사이에 두고 결정적인 대결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이 충돌의 승패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유전자가 부여한 능력 때문에 함께 고통받았던 이 아이들은 쉽게 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

오직 '엑스맨'을 위해 자본을 모으고 제작을 맡은 톰 드산토처럼, 영화의 원작 코믹북은 열광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영화의 흥행에도 큰 재산이 되어줄 것이다. '스폰'과 '팬텀'이라는 불행한 선례가 있으나 '유주얼 서스펙트'의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SFX에 휘둘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타이탄 A.E. Titan A.E

감독 : 돈 블루스, 게리 골드먼

목소리 연기 : 맷 데이먼, 드류 배리모어, 빌 풀먼

미국 개봉 예정일 : 2000년 6월 14일

공식사이트 : http://www.afterearth.com

우주선과 승무원을 선택해 지구 멸망 후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게임을 제공한다. 회원 등록을 해야 하고, 영화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온라인'의 평점은 C.

-이런 영화

지구의 멸망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선택한 애니메이션이다. 지구가 파괴된 후 고아 소년 케일은 인류의 미래 따위에는 관심 갖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조와 피올렛이 찾아오면서 모든 상황이 변한다. 과학자였던 케일의 아버지가 그의 손에 새겨 놓은 지도 때문이다. 그 지도에는 인류 부흥의 열쇠가 될 무언가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던 것. 마침내 세 사람은 외떨어진 얼음 벌판에서 케일의 아버지가 만든 타이탄을 발견한다. 작동을 시작한 타이탄은 '제 2의 지구'를 만들어 내지만, 정작 케일의 문제는 지금부터다. 홀로 자유롭게 살아온 케일은 이제부터 영웅으로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관전 포인트

인류의 운명을 쥐고 있는 소년, 그의 성장을 돕는 쾌활한 남자,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 '타이탄 A.E'는 루크와 한 솔로, 레아 공주가 트리오를 이루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연상하게 한다. 그만큼 매력적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진부하기도 한 이야기다.

◆ 반지전쟁 : 반지의 우정 Lord of the Rings: The Fellowship of the Ring

감독 : 피터 잭슨

주연 : 엘리아 우드, 숀 오스틴, 리브 타일러, 케이트 블랑쳇

미국 개봉 예정일 : 미정

공식사이트 : http://www.lordoftherings.net

게임 등의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보통의 환타지 영화 홈페이지와 달리 '반지전쟁'의 홈페이지는 원작 소설의 고정팬들을 위한 서비스의 비중이 더 크다. 동호회와 채팅방이 있으며, 촬영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온라인'의 평점은 B-.

-이런 영화

J.R.R. 톨킨의 '반지전쟁'은 경이로운 소설이다. 완전한 세계, 완전한 신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한 적 없던 종족들이 오직 한 사람 톨킨에 의해 창조되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곧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끊임없이 거론되었지만 누구도 손댈 수 없었던 소설. 이 소설을 뉴질랜드 오지에서 피터 잭슨이 재창조하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하나의 반지다. 세상 모든 악의 힘이 응집되어 있는 '절대 반지'. 오랫 동안 실종되었던 이 반지가 다시 세상에 나타나면서 세계의 존립 자체가 위험에 처한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는 반지를 없애야 한다. 인간과 난장이의 중간 종족인 두 명의 호비트가 반지를 없애기 위한 여행길에 오른다.

'반지전쟁 : 왕의 귀환'과 '반지전쟁 : 두 개의 탑'과 함께 3부작을 이루는 '반지전쟁' 시리즈 중 첫번째 영화다.

-관전 포인트

전세계, 전세대에 퍼져 있는 소설 '반지전쟁'의 팬들만 끌어 모은다 하더라도 이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다. 수천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뉴질랜드의 자연과 상식을 파괴하는 감독 피터 잭슨의 상상력도 강점이다. 실사 영화가 '반지전쟁'의 스펙터클을 어디까지 재현해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오늘날 SFX의 가능성은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

김현정(FILM 2.0)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