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최악의 스프링캠프'

  • 입력 2000년 3월 31일 21시 17분


4년 연속 두자리 승수에 도전하는 ‘코리안특급’ 박찬호(26·LA다저스)가 9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스프링캠프에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박찬호는 31일 플로리다 베로비치 홀먼스타디움에서 열린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4이닝 동안 1홈런을 포함해 7안타 5실점의 뭇매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몬트리올이 8-4로 승리.

이로써 박찬호는 올 시범경기에서 6경기에 나가 3패에 평균자책 7.43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투구 내용은 23이닝을 던져 홈런 5개와 31안타, 볼넷 12개를 내줬고 트레이드 마크인 탈삼진은 14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0점대 평균자책(0.78)에 1할대 피안타율(0.173), 이닝당 0.96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데 비하면 ‘천국과 지옥’인 셈.

그러나 박찬호는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줄이려는 모습. 마음먹은 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지만 “원래 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컨디션을 찾는 체질이다. 시즌 때 보자. 몬트리올 타자들에게 익숙해져 시즌 첫 등판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올들어 전설적 왼손투수 샌디 쿠펙스와 대선배 오렐 허샤이저의 조언을 받아들여 고친 투구폼에 대해서도 “이제 완전히 적응된 상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98년부터 생긴 홈런과 왼손타자 징크스가 올 시범경기에서도 여전히 계속됐고 5일 시즌 첫 출격하는 몬트리올과의 시범경기에는 세번이나 나갔지만 2패(평균자책 6.92)만 당해 국내 팬의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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