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몸이야기/뼈]철근보다 단단한 인체의 기둥

  • 입력 2000년 3월 31일 11시 26분


27일 열린 오스카상 시상식은 레이 찰스, 디온 워익 등 팝스타의 열창 속에 펼쳐진 즐거운 잔치였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힐러리 스왱크는 ‘화∼알짝’ 그 큰 입을 벌리고 웃었다. 눈물범벅이 됐던 지난해 수상자 기네스 펠트로와 달리.

사실 서양인들은 한번 울기 시작하면 코를 ‘팽 팽’ 풀면서 ‘세게’ 운다. 서양인들은 눈굼 안쪽에 ‘눈물뼈’가 발달해있어 눈에서 코로 눈물이 지나는 길인 눈물관이 넓고 따라서 눈물이 코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 서양인이 남들 앞에서 코푸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도 이와 연관된다.

얼굴엔 눈물뼈를 비롯, 28개의 뼈가 톱니 모양으로 맞물려 있으며 한쪽 귀에만 3개의 뼈가 있다. 이들 뼈는 얼굴의 각 기관을 보호하고 눈 코 귀 등의 기능을 도우며 절묘하게 어울려 미인을 만들기도 한다.

▼사람의 뼈▼

신생아 때 450개 정도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합쳐져 어른 때는 206개가 된다. 형태에 따라 △팔다리를 이루는 ‘긴뼈(대롱뼈)’ △손등뼈 발등뼈 손가락뼈 등 ‘짧은뼈(모난뼈)’ △머리덮개뼈 엉덩뼈 등 ‘납작뼈’ △불규칙뼈로 나뉜다. 이들 뼈가 얼개가 돼 사람 몸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미국 미시건의대 랜돌프 네스교수는 절묘 그 자체라고 감탄하며 저서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사람의 뼈는 같은 무게의 철근 기둥보다 더 단단하며, 강도가 요구되는 곳의 뼈는 굵고 구부러져야 하는 곳의 뼈는 수가 많다. 손상되기 쉬운 뼈의 끝부위는 상대적으로 굵고 근육의 지레 작용이 증가하는 부위는 볼록 튀어 나와 있다. 또 정교한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경로엔 안전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홈이 파져 있다’.

▼농구선수는 아침에 키를 잰다▼

지난 200년 간 인류의 키는 10㎝ 정도 컸으나 여전히 ‘롱다리’는 곳곳에서 대접받는다. 키가 몸값과 관계있는 농구 배구 등의 선수는 주로 아침에 키를 잰다. 하루 중 아침에 키가 가장 큰 것은 밤에 누워있는 동안 척추 마디 사이가 늘어났다 오후엔 중력의 영향으로 줄어들기 때문. 낮밤의 키 차이는 최소 15㎜정도다.

아이들의 경우 밤에 푹 자서 ‘꿈을 잘 꿔야’ 키가 큰다. 키가 크기 위해 다리뼈가 늘어나는 과정은 ①다리뼈 끝 연골(물렁뼈) 성장판이 세포분열 ②연골세포의 증가와 성장 ③연골세포의 경화(硬化)의 순서.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는 성장호르몬은 꿈을 꾸는 수면인 ‘렘수면’ 때 왕성히 분비되는 것.

▼땅을 안밟으면 뼈가 약해진다▼

뼈는 유기물(섬유결합 단백질인 콜라겐) 35%, 무기물(칼슘 인산 탄산염무기질) 45%, 물 20%로 구성돼 있으며 인체 내 칼슘의 99%, 인의 90%가 뼛속에 있다. 칼슘과 인의 비율은 1:2 정도가 이상적. 몸속에 인이 너무 많으면 칼슘의 흡수가 방해돼 뼈가 약해진다. 특히 패스트푸드엔 인이 많아 많이 먹으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십상.

골밀도는 뼈의 성긴 정도를 나이별 평균치에 비교한 것이며 이것이 낮아 뼈가 부러질 위험이 큰 것이 골다공증이다. 예방하려면 △생선 우유 미역 김 두부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듬뿍 먹고 △생선을 자주 먹거나 자주 햇볕을 쬐어 비타민D를 보충하며 △소금을 적게 섭취해 배뇨를 통해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뼈는 몸의 하중을 지탱하는 제 역할에 충실할 때 단단해진다. 따라서 1주 최소 3일, 한번에 20∼30분씩 걷는 것이 좋다. 우주선 승무원들은 무중력상태에서 일부러 운동한다. 그렇지 않으면 뼈에서 칼슘이 녹아나와 소변으로 배출돼 뼈가 약해지므로. 그래도 약간의 칼슘은 빠져나간다. 한편 다이어트 등으로 몸무게가 너무 줄어들었을 경우에도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도움말〓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문수교수)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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