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4강전]SK 2연승 "거칠 것 없다"…삼성 완파

  • 입력 2000년 3월 21일 00시 01분


“1승 남았다.”

SK 나이츠가 삼성 썬더스와의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2연승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성큼 다가섰다. SK는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체력소모를 줄이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20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SK-삼성전. SK가 시종 여유있게 삼성을 리드한 끝에 97-83으로 완승을 거뒀다.

SK는 이날 2쿼터 초반 단 한차례 27-28의 스코어로 47초 동안 역전을 허용했을 뿐 나머지 39분여 동안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

다른 팀보다 한시즌 늦은 97∼98시즌에 프로농구에 뛰어들어 꼴찌, 그 이듬해 8위에 머물렀던 팀이 갑자기 강팀이 된 이유는 뭘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서장훈 때문일까. 그러나 정답이 아니다. 서장훈은 물론 올시즌 골드뱅크 클리커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현주엽도 지난 시즌 SK에서 펄펄 날았다.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팀 공격력의 60∼70%를 좌우하는 용병이 답이다. 리바운드만 잡으면 속공패스를 해주기 위해 마치 야구의 외야수처럼 공을 던질 자세부터 취하는 재키 존스.

상대공격수를 꼼짝 못하게 잡아놓으면서도 코트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 루키 황성인을 도와 포인트가드 역할을 분담하며 경기를 조율하는 로데릭 하니발. 이날 이들 ‘용병 콤비’는 자신들의 존재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1차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하니발은 이날도 21득점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각각 5개씩 기록하며 코트를 휘저었다. 특히 자신의 장기인 끈끈한 수비로 상대 주포 헌터와 문경은을 각각 11점과 17점에 묶었다.

존스도 21득점에 리바운드도 양팀 최다인 14개를 잡아내며 대활약했다.

SK는 리바운드의 절대우위(34-24)를 바탕으로 8번의 속공을 성공시켜 상대의 기를 꺾었고 용병들이 펄펄 날자 조상현(24득점)과 서장훈(24득점)도 부담감 없이 마음껏 슛을 던졌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3쿼터 후반.

삼성이 버넬 싱글튼을 앞세워 6분20초경 59-64로 바짝 따라오자 SK는 기다렸다는 듯 1분45초 동안 ‘화려한 쇼’를 펼쳤다.

하니발이 커트인플레이를 펼친 뒤 존스의 골밑슛, 하니발의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존스의 수비리바운드에 이은 드라이빙 레이업슛 등 골 밑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며 단숨에 9점을 올려 점수를 14점차로 다시 벌려놓았다. 삼성은 SK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도망가자 4쿼터 종료 6분13초경 주전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5반칙 퇴장당한 뒤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

<청주〓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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