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진실게임/듀스멤버 '김성재 사건'이 모티브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대통령과 인기 가수의 위상을 비교해보면 어떨까? 영화 ‘진실 게임’은 팬클럽 회원들에게 인기가수는 대통령 이상임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인기 댄스그룹 ‘듀스’의 멤버로 활동하다 95년 사망한 김성재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스릴러.

팬들의 열기에 휩싸인 콘서트장. 얼마 뒤 지하주차장에서 인기 절정의 록가수가 주사기에 가슴을 찔린 채 죽어간다. 이 가수의 팬 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17세 여고생 다혜(하지원 분)는 사건 직후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수한다.

영화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진행된다. 유능하고 권력지향적인 조검사(안성기)와 다혜가 취조실에서 벌이는 진실을 둘러싼 두뇌게임. 여기에 수사가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스타 만들기와 팬클럽의 치부 등 연예계의 ‘어두운 그림자’가 겹쳐진다.

이 작품에 비쳐진 대중문화의 이면은 정화될 수 없는 ‘하수구’처럼 음침하고 불결하다. 특히 팬클럽 회원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여론과 음반 판매량의 조작은 물론 매니저와의 섹스, 집단 섹스파티도 벌이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의욕만큼 짜임새가 뒷받침되지 않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 모범생 다혜가 동성애에 빠져들고, 자신의 학대에 못이겨 자살한 친구에 대한 속죄를 위해 팬클럽에 가입한다는 설정도 비약이 심하다. 도대체 왜 10대들이 모여 광란에 빠져드는지 영화 어디를 봐도 설명이 없다. 그래서 ‘진실게임’은 충격적이긴 하지만 미궁에 빠진 듯 답답하다. 18세 이상 관람가. 18일 개봉.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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