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신도시주변 이색 박물관

  • 입력 2000년 3월 9일 21시 46분


봄의 문턱에 접어들면서 수도권 신도시의 대형 공원을 찾아가는 시민들이 많다. 이럴 때 공원뿐만 아니라 신도시 주변의 이색 박물관들을 함께 둘러보면 나들이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신도시 인근 박물관과 전시관 등을 소개한다.

▽일산 ‘그 때를 아십니까’〓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에서 경의선 철길 건너편에 있는 중산지구 아파트 단지에 가면 3000여점이나 되는 ‘추억의 잡동사니’들을 만날 수 있다. 중산지구 동신아파트 건너편 5층 건물에 자리잡은 사설 박물관인 ‘그 때를 아십니까’.

30여년 동안 온갖 희귀한 물건을 수집해온 채창운(蔡昌雲·54)씨가 사재를 털어 1월 개관한 박물관이다. 입장료는 무료. 한 층의 면적이 23평 가량인 크지 않은 건물이지만 2, 3, 4층 전시실을 가득 메운 수집품들은 채씨가 희귀품 수집에 쏟아온 열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먼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채씨가 청계천과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골라 낸 라이터 500여점이 놓여 있다. 2층은 술병 전시장. 세계 각국의 온갖 술병 2000여점을 바라보노라면 괜스레 취기가 오를 정도.

3층에는 350점의 전화기가 기다리고 있다. 19세기 물건으로 추정되는 스웨덴제 벽걸이 전화기를 비롯해 국내에서 50년대 이후 등장한 전화기는 거의 다 모아 놓았다.

4층은 150여점의 텔레비전 수상기와 350여점의 라디오가 차지하고 있다. 5월에는 지하에 수석전시관과 신문전시관도 생길 예정이다.

1층에 채씨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커피숍이 있어 커피 한잔(3000원)을 마시면서 전시품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도 괜찮을 듯. 0344-977-6700

▽분당 ‘한국통신 과학관’〓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중앙공원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한국통신 본사 사옥 1층에 있는 ‘통신 과학관’은 최첨단 통신장비를 통해 통신의 역사와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다.

310평 규모의 전시실에 이미지영상관 정보통신원리관 초고속정보관 기획전시관(현재 공중전화 발달사 전시) 등을 갖추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1시 문을 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0342-727-0560

▽용인 ‘한국등잔 박물관’〓경기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에 있는 사설 박물관. 산부인과 의사 출신으로 민속품 수집에 몰두해온 김동휘(金東輝·83)씨가 97년 9월 세웠다.

1, 2층을 합쳐 연면적 130여평의 전시실에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토기 등잔부터 120년 전 사용되던 등잔까지 210점의 진귀한 등잔이 700여점의 옛 생활용품과 함께 전시돼 있다.

분당신도시에서 경기 광주 방향으로 태재고개를 지나 7∼8분 가량 가면 능골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수원 방면으로 우회전해 300m 쯤 가면 왼쪽에 고려말 충신 정몽주의 묘소로 가는 샛길이 나온다. 정몽주 묘소에서 300m 쯤 떨어진 곳에 보이는 수원성을 닮은 3층 건물이 바로 등잔박물관. 매주 목∼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문을 연다. 관람료는 어른 3000원, 초등학생 1000원. 0335-334-0797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