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맛집]서울 강남 삼성동 '이남장'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다음 달 집을 비워줘야 한다. 아내가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결혼해서 여섯 번째 이사지만 올해처럼 집구하기 어려운 적이 없다. 퇴근 무렵,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회사 앞이란다. 전셋집 구하기 위해 고생하는 아내에게 든든하고 맛있는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어머니와 두 아들이 운영하는 ‘이남장’이라는 설렁탕집이 있다.

한우만을 고집하는데 고기를 고르는 것은 형의 일이고 채소는 동생의 몫. 주방에는 큰 솥이 세개 있다. 두 개는 사골을 48시간씩 끓이고 나머지 하나에는 양지머리를 하루종일 곤다.

삶은 양지머리는 썰어서 수육으로 쓴다. 밥을 양지머리 국물에 말고 수육을 넣은 뒤 다시 사골국물을 부어 내놓아서 국물맛이 고소하다. 고기의 양을 푸짐하게 주고 사리와 밥은 추가해도 돈을 받지 않는다.

무를 듬성듬성 썰어 넣은 배추김치가 나오는데 태양초와 육젓만을 가지고 담근다. 김치 담글 때 설렁탕 국물을 쓰는 것도 독특. 맘놓고 먹으라고 작은 항아리에 듬뿍 담아준다. 설렁탕 5500원, 내장탕 6000원, 족탕 1만500원. 안주로는 수육이 1만5000원.

‘사랑받는 남편이 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한우의 남는 부분을 불고기 양념해서 팔기도. 1㎏에 1만원.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02-569-8726). 여의도 증권가에도 대신증권 건너편 유성빌딩 3층(02-761-1950)에 문을 열었다.

김재찬(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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