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부동산시장 봄…봄…봄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부동산 시장에도 봄바람은 불 것인가.’

지속적인 경기회복과 함께 부동산 시장으로 여유자금의 유입이 점차 늘면서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벗어났던 토지와 상가 오피스 빌딩에도 서서히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주택의 경우 공급과다로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론’과 정부지원책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실수요가 늘어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상승 대세론’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5% 안팎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토지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가는 역세권 상가를 중심으로, 창업열풍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오피스빌딩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빌딩-상가▼

상가는 전문상가를 중심으로 상권이 살아나고 있으며 오피스 빌딩은 창업열풍에 힘입어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활황을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나미스 홍영준사장은 “현재 벤처창업 붐으로 서울 강남지역 오피스 빌딩 임대료가 연말까지 최고 2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창업열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강북지역 오피스 빌딩 임대료도 10% 안팎의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98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상가 경기는 올들어 대단지 아파트 상가와 역세권 상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상승폭 차이는 클 전망. 평균적으로는 5∼10% 정도 오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화석 21세기컨설팅 대표는 “대형 중심상가나 테마형 전문상가는 분양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아파트 상가와 중소형 점포는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0가구 이상의 대형 아파트 단지 인근 대로변 1층 상가와 6, 7호선 역세권 상가가 유망하다.

▼토지▼

총선이 토지거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총선의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총선 때 풀리는 돈이 개인의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아 토지 수요창출 효과가 없는데다 정부의 개발공약도 거의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에 총선이 토지 시장에 미칠 여파는 미미하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연구위원은 “개발공약이 난무했던 87년 대선 때를 제외하고는 지표상으로 선거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적은 없었다”며 “통상 현금이 많이 풀리면 곧바로 이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가 인상 요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발압력이 높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지난해보다는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토연구원 박헌주실장은 “전체적으로는 5∼8%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개발연구원 손경환박사도 “경기상황과 시중 대기성 자금이 얼마나 토지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가가 변수”라며 “현재로서는 경기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지가 가격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유망지역으로 꼽은 곳은 수도권 외곽의 준농림지. 증시에서 거액을 챙긴 이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준농림지를 찾는 사례가 늘면서 미니 신도시 주변 준농림지 거래가가 연말까지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주택▼

올해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전국적으로 54만 가구가 넘는 공급물량. 예년에 비해 20만 가구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에 주택시장에 찬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망이 적지 않다. LG경제연구소 김성식연구위원은 “3월부터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고 시장에 공급물량 과다의 충격이 전해지면 상승세를 이어온 아파트 매매가도 다소 주춤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관련 지원책이 3월 이후 효력을 발휘하면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 전체적으로는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 주택산업연구원 김우진연구위원은 “아파트 분야는 정부의 서민 주택지원 활성화 대책이 3월부터 시행되면 2·4분기부터 주택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지원책이 효력을 발휘하게 될 하반기 이후에는 수요 상승폭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공급물량 대부분이 시장에서 소화되면서 매매가는 연말까지 5% 이내의 상승폭을 기록한다는 것.

지속적인 경기회복으로 소득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총선 이후 돈이 많이 풀릴 것이라는 점도 수요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평형별로는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대형평형보다는 공급량이 부족한 소형평형이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114 김희선이사는 “용인지역 분양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분양시장을 주도할 마땅한 지역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 지역 아파트 공급을 주도할 화곡 개포 가락 등의 재건축 아파트와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소형평형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MBS(주택저당담보부채권)가 주택수요를 늘리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원석연구위원은 “올 하반기부터 MBS의 발행이 본격화 되면 은행이 담보로 갖고 있는 채권에 돈이 묶이지 않게 돼 주택관련 대출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은행간의 저리대출 경쟁으로 잠재수요를 실 수요로 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시장은 3월 이후부터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계절적인 요인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

지난해부터 전세금이 큰 폭으로 올라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 수준에 육박했다는 점도 전세금의 추가상승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주택마련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책이 활성화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 전세금은 더욱 안정될 것이라는 것. 하지만 공급물량이적은 소형평형의 경우에는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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