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교통선진국/새천년 운전예절]"승객이 짐짝인가요"

  • 입력 2000년 2월 28일 22시 24분


얼마 전 출장차 제주도에 갔을 때의 일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청사까지 연결버스를 탔는데 버스기사가 급히 출발하는 바람에 여러 승객들이 넘어졌다. 승객들이 불만을 터뜨렸지만 버스기사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승객 중 한명이 “기사 양반께서 오늘 부부싸움을 하셨나 보군…”하고 말해 폭소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졌지만 승객의 안전을 위해 좀 더 부드럽게 운전할 수는 없었는 지 아쉬움이 남았다.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

가끔 택시를 이용해 보면 지나친 급제동과 급커브틀기, 무절제한 차선변경, 승객에 대한 불친절 등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옆차로의 차량을 무시한 채 쏜살같이 앞지르기를 하다 거의 부딪히게 될 뻔한 경우엔 심장이 두근대고 이마엔 식은 땀이 흘러내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택시 내에 ‘금연’이란 스티커를 붙여놓고도 연거푸 담배연기를 내뿜는 운전사를 만나면 가장 괴롭다.

물론 친절하고 손님을 배려하는 택시기사도 많다. 최근 매우 인상적인 택시기사 한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은 택시개혁을 위한 자료로 쓸 것이라며 그동안 택시를 이용하면서 느낀 불편들을 하나 하나 물어보았다. 그의 진지한 질문 태도에 감명받아 나도 솔직하고 자세하게 답변을 해드렸다.

나 또한 차를 몰면서 방송을 핑계로 불법 U턴을 하거나 신호를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조금만 서둘렀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하고 반성을 하기도 한다. 쾌적한 교통문화를 가꾸기 위해 나부터 먼저 앞장서야겠다.

유정현(방송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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