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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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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미국의 다우지수가 지난주 말 10개월만에 10,000 아래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일본 언론은 앞다투어 대서특필했다. 지난달 14일 11,722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다우지수가 40여일 만에 무려 16%나 떨어졌다는 분석과 함께 미국 증시 폭락의 징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다우지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부터 일본 신문에는 미국 경제를 전망하는 특집기사가 자주 등장했다. 미국 증시하락이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기사도 흔히 볼 수 있는 단골메뉴다.
일본의 관심이 예외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전세계가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작년 말 미국에서 주가상승이 시작되자 세계 증시는 덩달아 달아올랐다. 주식투자로 돈을 번 미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각국 기업들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이들은 대미수출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미국의 주식투자 붐이 전세계에 열병처럼 확산된 것처럼 미국의 주가하락은 세계 증시의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의 기반까지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를 일본은 느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가회복과 수출확대를 통해 경기를 되살려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일본에 미국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거인’과 같은 존재다.
그래서 미국 주가의 하락 조짐에 일본이 당사자 미국보다 더 조바심을 내는 것이다. 미국이 재채기만 해도 전세계가 독감에 걸리는 ‘미국 의존형 세계 경제’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영이<도쿄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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