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뜬다]'켈트족 호랑이' 아일랜드 SW수출 세계 2위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21분


“사람 구함, 초보자도 환영.”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중심가는 이런 구인광고로 어지럽다. 미국과 유럽 사업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아일랜드 호텔 객실 수는 5년전에 비해 배로 늘었다. 호텔 종업원이 부족하자 아일랜드정부는 지난해 스웨덴 대학생들을 여름방학동안 ‘수입’했다.

인구 360만명의 소국, 유럽 변방의 외딴 섬에 불과했던 아일랜드가 유럽 신경제실험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더블린市 외국기업 '천국'▼

더블린을 중심으로 리머릭 클레어 갤웨이에 진출해 있는 미국 독일 영국 등 외국 기업은 1100개. 11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일손은 늘 부족하다. 이 때문에 더블린 시내 버거킹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퍼브(선술집)에는 유럽연합(EU) 여권만 달랑 들고 모여든 ‘유로 키드’로 넘쳐난다.

아일랜드는 95년 이후 연평균 8.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5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여 ‘아시아의 호랑이’에 빗대 ‘켈트족의 호랑이’로 불린다. 스위스 국제경영평가원(IMD)은 지난해 아일랜드가 해외직접투자와 GDP대비 무역흑자(19%) 부문에서 세계 1위라고 발표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덕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일랜드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수출국가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매출규모는 98년 현재 52억달러로 이중 88%가 수출된다. 유럽 내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40%, 비즈니스 응용소프트웨어의 60%가 아일랜드산.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노벨 SAP 지멘텍 인포믹스 등 세계 소프트웨어 10대 기업중 7개가 아일랜드에 유럽사업 총본부와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IBM은 2001년까지 3억5000만 달러를 들여 공장을 증설, 5000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며 인텔은 4000명이 일하는 해외 최대의 생산기지를 아일랜드에 두고 펜티엄 Ⅲ칩을 생산한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메리카에어라인 루프트한자 등 주요 항공사와 제록스 컴팩 델 에릭슨 IBM의 텔레마케팅과 예약서비스를 담당하는 콜(call)센터도 더블린에 있다.

외국기업의 영향으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3.7%에 이른다. 현재 670여개 기업이 금융 전자상거래 교육용 소프트웨어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호(張基浩) 주아일랜드대사는 아일랜드의 성공비결을 △다른 유럽 국가(30∼55%)들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은 법인세(10%) △아일랜드 정부가 나서 구축한 디지털 네트워크 △풍부한 전문인력 등에서 찾는다.

▼세금 낮고 전문인력 풍부▼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빠르고 값싼 광통신망인 ‘피처 리치’를 구축한데 이어 아일랜드를 기착지로 미국과 유럽을 잇는 8000만달러 해저 광통신망 공사도 진행중이다. 기업의 70%가 외국과 전자문서교환(EDI)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아일랜드경제사회연구소의 브렌단 휄란소장은 “아일랜드의 교육체계는 실용성을 중시, 대학생 10명중 6명이 공학 경영학 등 실용학문을 전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관련 과목을 중심으로 한 직업훈련과 실업자 재취업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파리〓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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