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 클리닉]꾸중들은 후 집 창고에 불질러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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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 30세 남성입니다. 세살 아래 남동생 문제를 상의하려고 합니다. 동생은 어릴 때부터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늘 말썽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버지로부터 꾸중을 듣고 나서 집 창고에 불을 질러 경찰의 조사를 받았을 정도입니다. 그대로 두고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달리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어 가족 모두가 괴로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 답 = 이상할 정도로 유난히 문제를 일으키고 실패하고 그로 인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잘 살펴보면 몹시 나약하고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삶이란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그 계획을 실천해 가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감정폭발의 연속인 경우가 많습니다. 순간적인 욕구만이 너무 강력하고 중요해서 인생의 목표나 책임감 같은 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늘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충동적인 행동을 되풀이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합니다. 무책임하게 약속을 깨뜨리거나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도 태연하므로 상대방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 수동공격적 인격 장애, 경계선 인격장애자 등이 이런 범주에 속합니다. 동생이 아버지의 꾸중을 듣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아 이런 인격 장애의 범주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증상이 가볍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 보기를 권합니다. 그저 우연히 좋아지거나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인생관을 바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양창순 (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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