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최용택/말라가는 낙동강 준설 서둘자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낙동강은 수심이 깊어 신라 때부터 해방 전후까지 부산∼안동 380㎞를 배가 왕래해 나루터가 곳곳에 있었다. 지금 갈수기 낙동강은 실개천, 지류하천은 건천(乾川)이 돼 소량의 오폐수가 유입돼도 수질이 극히 나빠진다. 그동안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물고갈 수질저하는 계속되고 있다.

물고갈의 근본적인 원인은 강 바닥에 토사가 쌓이면서 많은 물이 지하로 침투되기 때문이다. 20세기초부터 철도 도로부설, 산림남벌 등 자연 훼손으로 산과 들에서 유실토사가 증가되고 50년대에는 민둥산이 되어 호우시 연간 약1억∼2억㎥의 유실토사가 낙동강에 쌓였다. 지금도 각종 개발로 연간 약 2000만∼3000만㎥의 유실토사가 흘러 들어온다. 이에 따라 바닥이 강은 약 5∼10m, 하천은 약 3∼6m 높아졌다.

지하수 자연수위(강변 샘물수위)보다 강바닥이 높아지면 많은 물이 지하로 침투돼 물이 고갈된다. 낙동강에서 하루에 감소되는 물은 ㎞당 4만∼8만㎥에 이른다.

낙동강 수계에는 지하수 부존량이 약 3100억㎥, 강우시 침투량이 약 50억㎥로 추정될 만큼 많은 물이 있다. 이 물이 낙동강으로 모여 해방 전에는 늘 맑은 물이 흘렀다. 안동 임하 합천 남강댐 등을 건설해 약 33억㎥의 물이 늘어났으나 갈수기 낙동강은 여전히 실개천이 되고 만다.

자연 본래대로 강바닥을 깊게 하면 강 하천에 물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까. 수심 10m, 하폭 1000m가 되면 길이 10㎞당 약 1억㎥의 물이 늘어난다. 강 하천 총길이 약 7440㎞의 하상을 깊게 하면 10억∼20억㎥의 물이 항상 강에 흘러 물고갈 수질악화 등의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개발비용은 낙동강물관리종합대책비(약8조4000억원)의 약 39분의 1 정도면 충분하다.

물대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낙동강과 지류하천의 수심을 깊게 하면 건천 시궁창이 없어지고 갈수기의 물부족 수질악화 수돗물 파동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홍수시에는 침수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최용택 <맑은물 되찾기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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