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Books]'강간의 역사'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 '강간의 역사' 랜디 손힐-크레그 파머 저 ▼

사회과학자들과 여성주의 학자들은 성폭행이 성욕과 관련된 범죄가 아니라 권력과 관련된 폭력 범죄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뉴멕시코 대학의 랜디 손힐 박사와 콜로라도 대학의 크레그 파머 박사는 4월에 출간 예정인 책 ‘강간의 역사-성적인 강압의 생물학적인 기반’이라는 책에서 이러한 주장이 “인간의 발달 행동 심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기반으로 한 이념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손힐 박사와 파머 박사는 성폭행이 ‘본질적으로 성적인 행동’이라면서 진화를 위한 행동으로 성폭행이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자발적으로 동의하도록 여성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남성들이 자손을 남기기 위한 대안으로서, 혹은 더 많은 파트너와 성행위를 해서 많은 자손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성폭행이 생겨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성폭행 방지 프로그램을 마련할 때 진화과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여성들의 옷차림이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이들의 이같은 주장은 벌써부터 학계에서 논란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진화 생물학 교수인 제리 코인 박사는 ‘사이언스’지에 이들의 주장이 “무책임하고, 편향적이며, 학문적으로 너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간의 행동 중에 진화의 영향을 받았음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성폭행이 남성에게 있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행위라는 주장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리조나 대학의 메리 코스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 중에서 아이를 낳을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의 비율이 놀랄 만큼 높다는 점을 들어 성폭행이 자손을 남기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books/011500rape-evolv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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