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인규 '부활예감'…최명룡감독과 재회

  • 입력 2000년 1월 11일 19시 52분


동양 오리온스의 새 사령탑으로 10일 부임한 최명룡 감독은 선수들과의 상견례를 마치고 한 선수의 어깨를 툭 치며 “잘해보자”라고 말을 건넸다.

신임감독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된 선수는 바로 이인규(27·1m86).

이인규와 최감독의 인연은 참 깊다. 프로농구판에 이인규의 존재를 알리게 한 이가 최감독이다.

이인규는 코트보다 병원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불운의 선수’였다. 날카로운 패스워크와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한양대시절 손가락 골절, 엉치뼈 탈골 등으로 고생했고 척추분리증으로 군면제를 받았을 정도.

실업팀 산업은행시절 때도 경기당 10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가 빛을 발한 때는 프로농구 원년 플레이오프. 대우전에서 1승2패로 벼랑에 몰린 당시 나래 블루버드 사령탑이었던 최감독은 독단적 플레이로 일관하던 용병 포인트가드 해리스를 빼고 한양대 후배이자 산업은행시절부터 일거수일투족을 봐았던 ‘식스맨’이인규를 주전으로 투입,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며 멋지게 성공한다.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근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인규는 97년 11월 시즌도중 최감독과 이별했다. 당시 키에서 상대팀에 눌리던 나래가 센터 이흥섭과 이창욱을 받아들이며 이인규를 동양에 2대1로 트레이드한 것.

연고지가 대구인 동양은 계성중고를 나온 이인규에게 고향팀. 그는 98∼99시즌에 주전으로 평균 27분을 뛰며 이전 두시즌의 득점(97년 2.4득점, 97∼98시즌 7.2득점)을 합친 것보다 많은 평균 12득점으로 선전했지만 팀의 연패와 ‘스승’의 부재로 ‘외로움’을 심하게 탔다.

올시즌은 11일 현재 팀이 소화한 24경기 중 21경기에 출전, 평균 3.3득점.

기아에서 이적한 박규훈 및 정낙영 이세범과 포지션이 겹쳐 경기당 평균 16분만을 책임지고 있다.

이인규는 이제 고향과 스승을 모두 되찾아 코트에서 ‘펄펄 나는 일’만 남았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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