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비내리는 고모령'/한 여인의 기구한 삶 그려

  • 입력 2000년 1월 5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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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에게 ‘어머니’란 단어는 왠지 그 말만 들어도 눈물을 글썽이게 되는 단어가 아닐까. 93년 ‘번지 없는 주막’을 시작으로 매년 겨울 중장년층 대상의 악극을 무대에 올려온 극단 가교와 SBS가 올해 무대에는 역경을 딛고 살아온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비 내리는 고모령’을 공연한다. 15일∼2월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지난해 공연됐던 ‘번지없는 주막’이 코믹한 분위기였다면 ‘비내리는 고모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통 비극으로 진행된다. 93년부터 지난해까지 극작과 연출을 맡아온 고(故) 김상열씨에 이어 올해에는 처음으로 김정숙씨(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가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여성연출가인 김씨는 디테일한 심리 묘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순애는 충청도 시골마을의 순박한 처녀. 유학생 재호와 사랑에 빠지고 혼례도 치르기도 전에 임신을 한다. 그러나 서울로 올라간 재호는 다른 처녀와 혼담이 오가고, 순애는 임신사실이 알려지면서 낯선 곳으로 쫓겨 간다.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 애비없는 자식을 낳은 여인의 설움, 낯선 시집식구들의 구박으로 이어지는 순애의 가슴 절절한 사연을 배우 김성녀가 구성진 노래와 연기로 보여줘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김진태 등 출연. 평일 4시 7시반, 토일 3시 6시반. 2만∼3만5000원. 02-369-2913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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