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도로의 무법자 폭주족… 車와 부딪칠듯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59분


《폭주족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왜 폭주족이 됐으며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80년대 후반 국내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폭주족은 도로를 무법자처럼 종횡무진해 운전자에게 위협을 주기도 하고 때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잘 모른다. 동아일보사 교통시리즈 취재팀은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임평남소장(사고분석센터·동아일보 교통안전캠페인 자문위원)팀에 의뢰, 폭주족의 실태를 집중 조사했다.》

폭주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제의에 이진수군(가명·18)은 “좋지요,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께요”라고 흔쾌히 응했다. 그리곤 휴대전화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오늘 폭주뛰자.”

낮에는 모기업 인턴사원, 밤에는 A공고 야간과정 1학년에 다니는 학생.

이군은 약속시간인 자정경 서울 영동대교 북단에 125㏄짜리 일제 오토바이를 몰고 나타났다. 친구 4명도 비슷하게 도착했다.

뒷자리에 앉은 연구원들에게 헬멧을 나눠준 이들은 시동을 걸자 마자 속도를 높였다. 50, 60,70…. 미터기가 곧바로 시속 100㎞를 가리켰다.

이군 일행은 폭주족이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로 가면서 오토바이를 왼쪽 오른쪽으로 최대한 눕히는 동작을 되풀이 했다. “교통신호요? 그런 건 신경 안써요.”

손잡이에서 두손을 떼고 달리거나 자동차와 부딪칠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지나치기도 했다. 무면허인데도 달인(達人)의 경지에 오른 듯한 오토바이 운전기술에 스스로 쾌감을 느끼는 듯 했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을 거쳐 대학로까지 가는 데는 10분도 채 안 걸렸다. 다른 곳에서 출발한 폭주족 10여명이 보이자 이들은 자리를 피했다.

“우리는 125㏄짜리 인데 제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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