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체홉 원작 '제6호실' 정신병자-정상인의 차이?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00분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감시와 처벌’이란 저서에서 “감옥과 정신병원은 정상인을 통제하기 위한 권력의 도구”라고 말했다. 과연 정신병자와 정신병자가 아닌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극단 떼아뜨르 노리의 연극 ‘제6호실’은 멀쩡한 정신병원장이 부하직원들의 모함으로 정신병자로 수감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풍자극. 러시아 안톤 체홉의 원작을 연출가 이항나가 현대적인 상황에 맞게 각색했다. 새해 1월23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리랑소극장.

6호실의 환자는 베트남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김하사’, 길거리에서 앵벌이하는 사팔뜨기 ‘땜빵’, 항상 신문지를 찢어대는 ‘신문지’, 고문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철학자’ 등 4명. 간호사에게 잘못보이면 밥을 굶어야 하고, 앵벌이를 해서 돈을 갖다 바쳐야 하는 약자들이다.

원장 김박사는 환자들과 무척 가깝게 지내는 의사. 그는 신참 신박사와 우왁스런 간호사들의 모함에 의해 환자복으로 갈아 입혀지고, 침대에 몸이 묶이고 나서야 환자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를 온 몸으로 절감한다.

원로 연극배우 최대웅, ‘철안붓다’‘남자충동’으로 명성을 쌓은 이남희, 84년 ‘간난이’로 MBC 연기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김수용 등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정신병자’ 역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는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1만∼1만2000원. 02―540―6674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