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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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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법사위도 이에 못지 않게 분주했다. 법사위가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심사한 타 상임위 이관 법안은 주세법 등 59건. 법사위원들은 폭주하는 법안 때문에 점심도 굶은 채 법안심사에 매달려야 했다. 목요상(睦堯相)법사위원장은 법안심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법안은 대체토론까지 생략하는 비상책을 쓰기도 했다.
다른 상임위 위원들의 무신경과 비협조도 문제였다. 이들은 법사위에 나와서 자신들이 1차 심사해 통과시켰던 법안에 성의껏 제안설명을 해야 하는데도 나타나지 않은 채 유인물 몇장으로 제안설명을 대체했다.
뿐만 아니다. 김동욱(金東旭)재정경제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계류됐던 법안들을 급히 통과시키는 바람에 소득세법의 경우 수정안 대신 정부제출 원안을 통과시키기까지 했다. 김위원장은 사흘이 지난 29일 뒤늦게 수정안으로 교체 통과시켰다.
이 와중에 예산결산특위는 3일 ‘지역감정 유발 발언 시비’로 여야 의원들이 복도에서 욕설을 주고받는 바람에 회의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자명하다. 의원들의 안중에 민생은 뒷전이고 어떻게 하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느냐 하는 문제만 머릿속에 가득찼기 때문이다.
이른바 새 천년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런 ‘구태(舊態)’를 안고 새 천년으로 가지 않는 길은 오직 한가지, 유권자들의 ‘밝은 눈’뿐이다.
공종식<정치부>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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