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동아 로비'전모 알고싶다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이제 국민의 궁금증은 신동아그룹의 구명(救命)로비 전모가 무엇이냐에 쏠리고 있다. 신동아측 최순영(崔淳永)회장과 그 주변 인물들이 그룹과 최회장을 사법처벌로 부터 차단하기 위해 누구에게 어떤 로비를 펼쳤느냐가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고급옷 로비관련 ‘사직동팀 문건’의 유출과정이 확인되면서 김태정(金泰政)당시 검찰총장 방에서 이 문건을 확보한 박시언(朴時彦)부회장이라는 이른바 신동아 그룹측의 로비스트가 떠오르고, 그의 활동반경 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영씨 문제가 불거진 것은 98년 3월 신동아그룹 계열의 무역회사인 신아원 전사장 김종은씨가 최씨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되면서부터다. 이 과정에서 최씨의 혐의도 일부 확인되어 검찰은 5월에 최순영씨를 전격 소환조사했고 7월에 ‘최씨의 2000억원대(1억6000만달러) 외화도피혐의 확인’이라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최씨측의 구명 로비가 펼쳐진 것은 이무렵부터라는 보도다. 실제로 박시언씨를 기용한 것도 그무렵(6월1일)이다. 최씨측은 우선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보험사와 10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을 내세우며 관계 요로 로비에 나섰다. 그 로비의 손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 까지 뻗쳤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대통령이 27일 “교계지도자들을 앞세워 선처해달라고 로비에 나섰으나 만나 주지도 않았고, 집사람에게도 접근했으나 일체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화도피 사건과 관련해 최씨 부부등과 박시언 부회장은 학연 교회인맥 등을 파고들어 집요하게 구명로비를 전개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박시언씨가 최씨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 방을 자주 드나든 것, 그 방에서 문제의 문건을 확보한 것, 그리고 최씨사건을 지휘하던 서울지검 김규섭 3차장 방을 학연을 내세워 드나든 것 등이 그 로비의 밀도를 보여주는 증빙이다.

여권측은 로비가 먹혀들지 않아 최씨는 결국 올해 2월 구속되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누구를 상대로 어떤 식의 로비가 진행되었는지 그 실체는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 벌써부터 야당은 성명을 통해 “신동아 로비자금 100억원 살포설 등이 난무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옷로비 의혹이 ‘실패한 로비’임에도 덮고 넘어갈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최씨 부부와 박시언씨 등이 정계 관계 요로 인사 누구를 만나 무슨 얘기를 하고 ‘그 무엇’을 주고 받았던 것은 아닌지 밝혀야만 이 사건은 뒤탈없이 매듭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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